중국 강타한 자조적 유행어…“버리는 시간엔 드러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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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시간(가비지 타임)에는 누워있는 게(탕핑) 상책이다."
최근 중국에서 '역사의 버리는 시간'이라는 단어가 비관적인 사회 현실과 전망을 뜻하는 단어로 회자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용어를 대세가 결정된 가운데 어떤 개인의 노력도 통하지 않아 자포자기한 사회·경제적 현실을 뜻하는 단어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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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시간(가비지 타임)에는 누워있는 게(탕핑) 상책이다.”
최근 중국에서 ‘역사의 버리는 시간’이라는 단어가 비관적인 사회 현실과 전망을 뜻하는 단어로 회자되고 있다. 중국 매체는 주요 국가 행사(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3중전회)를 앞두고 유행하는 이 단어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박에 나섰다.
15일 싱가포르 언론 롄허자오바오 등 보도를 보면, 지난달부터 중국 소셜미디어에 ‘버리는 시간’이라는 용어가 등장해 널리 쓰이고 있다. 버리는 시간은 축구나 농구 경기에서 양 팀의 점수 차이가 크게 나 승패가 사실상 갈린 뒤 경기가 끝날 때까지의 시간을 뜻한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용어를 대세가 결정된 가운데 어떤 개인의 노력도 통하지 않아 자포자기한 사회·경제적 현실을 뜻하는 단어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빈부 격차와 청년 실업이 악화되는 등 열악한 구조 속에서 개인의 노력으로 바뀌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일부 1인 미디어 매체는 현재를 ‘역사의 버리는 시간’으로 규정하고 “버리는 시간에는 투자하지 말라”거나 “버리는 시간에 열심히 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내용의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이 단어가 큰 호응을 얻자 베이징일보는 지난 11일 ‘역사의 버리는 시간, 참인가 거짓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반박했다. 우선 베이징일보는 이 용어가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가 주창한 용어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며 학문적 근거가 없는 가짜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매체는 “애매모호한 학문적 개념을 통해 일반인을 거대한 서사의 함정에 빠뜨린다”며 “오늘날 중국이 이룬 모든 것을 부정하고 쇠약하게 보게 한다”고 비판했다.
버리는 시간이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있다. 왕원 런민대 중앙금융연구원 집행원장은 관찰자망에 기고한 글에서 “버리는 시간이라는 단어는 확실히 많은 사람의 정서적 공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경기 하방기의 사회 심리를 반영한다”며 “개혁이 제대로 이뤄져 일반 대중이 실질적인 만족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확산 사태 이후 청년층의 불안과 부정적인 심리를 반영한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2020년에는 ‘더 투입해도 효과가 없다’는 ‘네이쥐안’이라는 단어가 유행했고, 2021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다’는 뜻의 ‘탕핑’이 유행어에 꼽혔다. 2022년에는 이보다 한발 나아가 ‘될 대로 되라’는 뜻의 ‘바이란’이 유행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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