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안세영 혼자가 아니다···배드민턴은 왜 ‘역대 최고 성적’ 외치나[올림픽 프리뷰]

김은진 기자 2024. 7. 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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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지난달 25일 진천선수촌에서 파리올림픽 대비 스페셜게임을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배드민턴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중흥기를 이뤘다.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남자복식(박주봉-김문수)과 여자복식(정소영-황혜영) 금메달, 여자단식(방수현) 은메달, 여자복식 동메달(길영아-심은정)을 딴 것이 출발이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방수현이 지금까지도 한국에 유일하게 기록돼 있는 단식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그해 처음 도입된 혼합복식에서는 김동문-길영아와 박주봉-라경민이 결승에서 집안대결을 벌여 금·은메달을 나눠가졌다. 여자복식 은메달(길영아-장혜옥)까지 금메달 2개·은메달 2개로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한국 배드민턴이 단일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것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남자복식 금·은, 남자단식 은, 여자복식 동)까지 총 3차례로 각 4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그 중 최다 금메달은 2개였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 나서는 배드민턴 대표팀의 김학균 감독은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해보겠다”고 했다. 2개 종목 이상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2개 종목 우승과 함께 총 4개 이상의 역대 최다 메달을 목표로 한다.

이소희(왼쪽)-백하나가 지난 6월 인도네시아오픈 여자복식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과거 메달 이력에서도 드러나듯 복식 강국이었던 한국은 복식이 침체되면서부터 국제종합대회 성적이 기울기 시작했다.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을 오가며 두 종목 세계랭킹 1위를 섭렵하던 이용대의 부진과 국가대표 은퇴가 기점이다. 한국의 올림픽 마지막 금메달은 2008년 베이징에서 이용대-이효정이 따낸 혼합복식 금메달이다.

‘이용대 세대’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마치고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이후 과도기를 겪었던 한국 배드민턴은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복식 강국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여자복식은 한국이 부진했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에서도 동메달로 한국을 ‘노메달’에서 구했던 종목이다. 현재 백하나-이소희가 세계랭킹 2위로 강력한 우승후보고,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소영-공희용이 랭킹 7위로 함께 도전한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버티는 여자단식과 함께 한국이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 우승 후보 종목이다. 세계 1·3·5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집안싸움을 뚫고 2개 조가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한국의 ‘최다 메달’ 관건은 서승재(27)가 쥐고 있다. 서승재는 과거 이용대처럼 복식 2개 종목에 나선다. 남자복식에서 강민혁(25)과, 혼합복식에서 채유정(29)과 호흡한다. 남자복식에서는 세계랭킹 4위, 혼합복식에서는 3위에 올라 있다.

배드민턴 대표팀 서승재가 지난 6월26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대비 스페셜게임에서 강민혁과 함께 남자복식 경기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레전드 이용대도 올림픽에서는 단일 대회에서 메달 2개를 딴 적이 없다. 2008년 베이징에서는 혼합복식 금메달을 땄지만 남자복식에서는 1회전 탈락했고, 2012년 런던에서는 남자복식 동메달을 땄으나 혼합복식에서는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서승재는 지난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선정한 올해의 남자선수로 선정됐을 정도로 최근 기세가 좋다. 2개 종목을 오가며 우승을 안았고 지난해 세계개인선수권대회에서는 2개 종목 모두 우승, 이 대회에서 남자 선수로는 24년 만에 2관왕에 올랐다. 파리에서도 2개 종목 모두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다. 서승재는 “두 종목을 하다보니 디테일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올림픽에서도 두 종목 다 무리없이 치르도록 하겠다”고 각오했다. 여기에 세계랭킹 8위인 김원호-정나은도 혼합복식에서 함께 도전에 나선다.

김학균 감독은 “올림픽에서는 세계랭킹 10위권 안이면 금메달 후보로 봐야 한다. (우리 대표팀 중) 누구든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배드민턴 대표팀은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빠른, 지난 12일 프랑스 파리로 떠나 이미 적응훈련을 시작했다. 현지시간 8월2일부터 혼합복식, 여자복식(3일), 남자복식(4일), 여자단식(5일)까지 메달 색이 결정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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