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밸리’ 백지화에 경기도·CJ 책임공방···고양 시민들은 반발

김태희 기자 2024. 7. 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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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관계자들이 K-컬처밸리 사업 부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가 고양에 추진 중이던 ‘K-컬처밸리’의 기존 시행자인 CJ 라이브시티(이하 CJ)와의 협약을 해지하고 공영개발 방침을 세우면서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책임 소재를 두고 두 기관의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양시민 사이에서는 사업 중지에 따른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는 K-컬처밸리 사업과 관련해 CJ와의 사업 협약을 최종 해제하고 공영개발 방침을 세웠다고 15일 밝혔다.

K-컬처밸리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부지 32만6400㎡에 1조8000억원을 투입해 K-팝 전문 아레나와 스튜디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행업체로 CJ가 참여해왔다.

그러나 CJ는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에 따른 자금 조달 등의 어려움으로 지난해 4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당시 공정률은 3%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경기도는 CJ가 더는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협약을 최종 해지했다. 이를 두고 CJ는 ‘지원 부족’을, 경기도는 ‘사업의지 부족’을 지적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CJ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에 부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력공급 불가 통보를 받으며 공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CJ는 이 과정에서 경기도가 행정적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기도는 CJ가 최초 협약부터 8년이 넘도록 사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전력공급 중단은 CJ가 한전 측에 추가 전력을 신청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고, 경기도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전을 방문하는 등 노력했다는 것이다.

공사가 지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1000억여원 규모의 지체상금(계약상 의무를 기한 내 이행하지 못하고 지체한 때 내는 일종의 손해배상 예정금)을 두고도 CJ와 경기도는 갈등을 빚었다.

CJ는 완공 기한 재설정 및 지체상금 감면 등의 내용이 담긴 국토교통부 조정위원회 조정안에 따라 경기도에 지체상금 감면을 요구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법률상 특혜·배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조정안은 권고 사항으로 특혜·배임을 면제시켜주지 못한다고 경기도는 설명했다.

협약이 최종 해지되면서 관련 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는 지체상금을 CJ로부터 받아내야 하고, CJ 측은 그동안 투입한 비용을 받아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경제 효과를 기대한 이 사업이 중단되자 현재 고양 지역 주민들은 청원이나 현수막 게재, 집회 등으로 항의 표시를 하고 있다.

경기도청 홈페이지에는 ‘CJ라이브시티 관련 상세한 소명, 재검토, 타임라인 제시 요청’이란 청원 글이 올라온 지 보름만인 15일 현재 1만여 명이 동의했다. 일부 고양시민들은 오는 19일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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