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가 현대사회에 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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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소설 '멋진 신세계'는 인간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상실한 미래 과학 문명 세계를 풍자한 고전 소설이다.
'멋진 신세계'에는 세계국과 야만인 보호구역이라는 정반대의 모습을 가진 두 개의 국가가 등장한다.
인공지능(AI), 챗GPT 등 과학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이상적인 사회는 인류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면서 정서적·사회적으로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세계국과 야만인 보호구역의 중간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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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발표한 소설 ‘멋진 신세계’는 인간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상실한 미래 과학 문명 세계를 풍자한 고전 소설이다.
‘멋진 신세계’에는 세계국과 야만인 보호구역이라는 정반대의 모습을 가진 두 개의 국가가 등장한다. 세계국에서는 인간을 인공수정을 통해 대량 생산한다. 과학 기술을 통해 여성 태아의 30%만 정상으로 키워 이들의 난소에서 수천 명의 시험관 아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세계국의 국민들은 태어나기 전부터 계급이 나뉘며, 계급별로 산소와 영양분을 다르게 공급받아 외형과 지능이 다르다. 태어난 아기들은 각 계급에 맞게 교육받고 직업을 배정받으며, 계급에 대한 차별의 당위성을 교육받는다. 자신의 직업에 불만을 가질 수 없도록 정신마저 과학 기술로 만들어내어 안정적인 사회를 구축한다. ‘가정’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야만인 보호구역은 과학 기술이 없는 문명 사회다. 사람의 계급을 나누지도, 사람을 대량 생산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사람의 정서나 심리도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 안정적인 세계국과 달리 불안, 불만, 분노 등이 존재한다. 정서적인 면에서 차이점도 있다. 세계국에서는 애인도, 친구도 정기적으로 바꿔야 정상인 취급을 받을 수 있다. 애인을 동시에 많이 사귀는 것도 세계국에서는 바람직한 행위로 인정된다. 친구 관계도 마찬가지다. 친구를 오래 사귀면 비정상인이 된다.
이와 반대로 야만인 보호구역에서는 애인을 공유하는 것은 사회 통념상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다. 친구도 정기적으로 바꾸지 않는다. 세계국에서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특별한 관계가 맺어질 수 없으나, 야만인 보호구역에서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특별한 관계가 당연한 것이다.
소설에는 ‘만인은 만인의 공유물이다’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세계국은 이 국가 원칙에 따라 개인 사이에서 특별한 관계가 맺어지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영역이 생기는 것조차 막는다. 사회에 불만을 갖지 못하도록 만들어내기 위한 규칙이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전혀 안정적일 수 없는 세계국에서 인류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세계국에는 ‘소마’라는 일종의 마약성 항우울제가 있다. 세계국 사람들이 분노, 우울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마다 먹는 약이다. 소마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짐은 물론 잠도 푹 잘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물론 좋은 면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이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부정적인 감정 속에서 성장하고, 동기를 부여받는다. 분노, 우울, 갈등을 느끼지도 하지만, 그 감정이 비로소 해소될 때 인류는 행복을 느낀다. 결국 소마는 사회와 과학 기술의 발전을 위해 인간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지우는 약이다.
‘멋진 신세계’를 읽으며 과학 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사회가 정말 이상적인 사회일까? 하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 인공지능(AI), 챗GPT 등 과학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이상적인 사회는 인류의 존엄성을 잃지 않으면서 정서적·사회적으로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세계국과 야만인 보호구역의 중간쯤이 아닐까.
박사빈 광교호수중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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