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정국이 ‘목소리 너무 좋다’고 한 그 가수···잭 타부들로

김한솔 기자 2024. 7. 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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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타부들로.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잭 타부들로(23)는 필리핀의 스타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다. 필리핀 스포티파이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BTS 다음으로 가장 많이 재생된 것이 그의 음악이다. 스포티파이 월 청취자 수는 622만명에 달한다. 국내 K팝 팬들에게는 BTS 정국이 라이브 방송 도중 그의 곡 ‘기브 미 유어 포에버(Give me Your Forever)’를 자기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는 장면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2024 라운드 인 코리아’ 무대를 위해 내한한 그를 지난 9일 서울 홍대에서 만났다.

부산 공연을 막 마친 그는 약간 들뜬 표정으로 “한국 관객들 앞에 서보는 경험은 처음인데 매우 특별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조금 낯선 이름이지만, K팝 아이돌도 필리핀을 찾으면 그의 노래를 부르곤 한다. 소녀시대의 윤아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 공연에서 그의 곡 ‘빠노(Pano)’를 불렀다. 잭은 “소녀시대는 전설적인 K팝 아이돌인데, 그가 타갈로그어로 노래를 불러 좋았다”며 “타갈로그어는 악센트 때문에 부르기 어려운데 잘 불러줬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뿐 아니라 필리핀 공용어인 타갈로그어로도 노래를 부른다. 잭은 “음악을 통해 제 모국어를 선보이고,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국어 노래로 글로벌 스타가 된 K팝 아이돌들이 ‘모국어 노래’라는 트렌드를 시작한 것 같다고도 했다. “한국 가수들이 음악에서는 언어의 장벽이 존재하지 않고, 음악 자체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아요.”

잭 타부들로. 유니버설뮤직코리아 제공

그는 필리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했다. 아무도 자기 노래를 들어주지 않았던 무명의 시간이 지겨워 ‘음악을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그를 전폭 지원해주던 아버지가 ‘1년만 기다려보자’고 한 시간이 그를 지금의 스타로 만들었다. 잭은 “6~7년간 음악 산업에 있었는데 나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냥 유튜브 커버곡만 불러야 했다”며 “포기하고 싶은 시기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내가 만든 음악을 들어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돌아보면 무명 시절이 커리어에서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그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남아시아에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가 많다”는 그는 무엇보다 아시아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아시아 지역 뮤지션들의 활동을 세계적 규모로 키워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준 것이 한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잭의 올해 목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음악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그는 “필리핀 음악이 아직 서구에 별로 진출해 있지 않다”며 “아시아 출신이라는 정체성이 제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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