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발목 잡는 해상운임 리스크...홍해 사태·트럼프 부상에 EU행 운임 45% ‘급등’

최상현 2024. 7. 15. 16: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해상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수출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 운송비 동향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최근 정부의 3단계 비상대응조치 기준인 3900에 근접했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하는 운송비도 한달 새 40% 이상 급등했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SCFI가 3900에 도달하면 비상대응조치를 최고 수위인 3단계로 높이는데, 이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해상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수출 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 운송비 동향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최근 정부의 3단계 비상대응조치 기준인 3900에 근접했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하는 운송비도 한달 새 40% 이상 급등했다. 정부는 물동 현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한편, 중소 수출기업 지원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관세청은 15일 '6월 수출입 운송비용 현황'에서 EU 대상 해상수출 평균 운송비가 2TEU당 613만5000원으로 전월 대비 44.6% 상승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21.6% 상승한 수치다. 미국 서부 수출 운송비는 전월 대비 12.9% 오른 602만1000원, 동부는 15.3% 오른 60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해상운송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3733.80을 기록했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SCFI가 3900에 도달하면 비상대응조치를 최고 수위인 3단계로 높이는데, 이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다만 지난 12일에는 3674.86으로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다.

이처럼 해상운임이 급등한 것은 우선 아시아와 유럽 사이 최대 항로인 수에즈 운하가 이른바 '홍해 사태'로 꽉 막힌 탓이다. 예멘 후티 반군과 미·영 연합군이 전투를 벌이며 다수 해운사는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운송 소요 기간이 크게 늘어났고 운임 상승이 촉발된 것이다.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 관계자는 "많은 선박이 홍해를 우회하고 아프리카 남단을 통과하면서 운송 시간이 30% 증가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기되는 관세 리스크도 주된 요인 중 하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집권 시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 대해선 최대 60%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정 기간 보관비 부담을 지더라도, 관세가 인상되기 전에 물건을 들여오려는 수요가 중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잇단 말실수에 대해,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이 공화당에 호재로 작용하며 이같은 추세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수출 기업은 가파르게 오른 물류비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기업 573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물류비 증가(40.1%) 뿐만 아니라, 선복 확보 차질(21.5%), 운송 지연·변동(19.8%), 컨테이너 부족(11.5%) 등 다방면에서 삐걱대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도 절반 이상(54.3%)이 물류 문제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수·투자 부진 속에서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른 수출 호조세가 꺾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상용 산업부 무역정책과장은 "국적선사와 협력해 물류난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중견기업에 전용 선복을 공급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만약 SCFI가 3900을 돌파할 경우 신속하게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