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정부, 하반기 전공의 모집 중단해야”

“상급종합병원 경영위기, 충남대병원만의 문제 아닐것”
”탄핵론, 언급할 가치도 없는 극히 일부의 바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15일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복귀 모집을 중단하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하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전공의 복귀 모집 자체가 한국 의료를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정부는 의대 증원을 이유로 의료 현장에서 이탈한 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 완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사직 후 1년 내 같은 과·연차로는 전공의로 복귀할 수 없다’는 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는 9월 1일부터 수련을 시작하는 이른바 ‘가을 턴’ 전공의 모집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사실상의 수련 특례를 부여한 셈이다.

임 회장은 이를 두고 “수련병원장들이 ‘지방 병원 전공의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지역 의료에 더 큰 공백이 생길 수 있다’며 권역 제한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면서 “’빅5(주요 5개) 병원만 전공의를 채우면 된다’, ‘지역의료든 사람 살리는 의료든 나 몰라라 하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가을 턴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사태를 추는 방법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원하는 바를 정부가 들어주는 것”이라며 “다른 해결책은 전부 옳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2000명 증원의 전면 백지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부담의 완화,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와 사과, 업무개시명령 폐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을 요구해 왔다.

임 회장은 “의료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충남대 병원의 재정 악화 보도를 거론했다. 충남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전공의 이탈,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과정의 차입금 등으로 경영상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민간 병원도 중부권의 거점 국립대인 충남대 병원 운영이 어려울 정도의 상황인데, 국가는 언제까지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국민의 목숨을 위협하려는가”라며 “내년 2월까지 정부가 대책 없이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큰데, 그러면 무너지는 상급종합병원이 충남대병원뿐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탄핵론을 두고 “‘식물 협회장이다’, ‘탄핵 임박했다’같은 얘기는 굳이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극히 일부의 바람”이라며 “어느 집행부든 있었고, 제가 취임하기 전부터 취임하면 탄핵하겠다는 얘기도 있어서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본인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여러 언급이 의협회장의 권위를 실추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귀담아들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대전협이나 의대생들이 임 회장이 주도하는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 참여를 거부하고 임 회장을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제가 전공의·의대생들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의협에 얘기해주면, 의협이 무엇이든 뒷받침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시·도의사협회 회장단이 지난 13일 올특위 해체를 권고했다는 보도에 대해 “회의가 끝나고 (해체 권고를) 전달받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시·도 회장단 안에서도 의견이 갈렸고, 올특위는 의협 산하 기구로 시·도 회장단에 의결권이 없다”고 말했다. 의협은 오는 20일 정규회의에서 올특위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26일로 예정된 ‘의료계 대토론회’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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