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지킨 트럼프, 승리할 것"…美공화 전대 앞둔 밀워키 기대감

김현 특파원 2024. 7. 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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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트럼프 지지자들 "총격 사건, 대선 승리 가능성 높여"
전대 행사장 벗어나니 달라지는 분위기…"대선 영향 관심 없어"
밥 쿤스트씨(82)가 14일(현지시간) 미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파이서브 포럼'의 보안검색대 인근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7.14.

(밀워키<위스콘신주>=뉴스1) 김현 특파원 = "민주당과 언론이 말한 모든 거짓말로 그들은 그(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그들이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만들었다"

오는 15일부터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인근에서 14일(현지시간) 만난 70대의 플로리다주 대의원인 다닐로 브리토씨는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피격에 대해 "정말 비극적"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일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아주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번 총격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인 크리스티나도 "전 세계의 정상들, 심지어 미국을 반대하는 사람들조차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안 좋게 얘기하고 있다. 그것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우 부끄럽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신이 보호해 준 것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뉴스1이 이날 '파이서브 포럼' 인근에서 만난 공화당 지지자들이 이번 총격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은 거의 동일했다.

이번 총격 사건이 발생한 원인과 책임이 바이든 대통령 및 민주당에 있으며, 이번 총격 사건에서 보여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인한 모습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한층 더 높였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었다.

전당대회 행사장인 '파이서브 포럼'에 마련된 보안검색대 입구에서 만난 밥 쿤스트씨(82)는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트럼프를 과녁에 놔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거론, "바이든의 정치가 재앙을 불러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및 이스라엘 정책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던 쿤스트씨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살아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은 신의 손에 의한 것이었다"면서 "이는 사실상 트럼프의 선거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부 중도 및 무당층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조짐도 엿보였다.

3살된 딸아이와 함께 행사장 인근 식당을 찾은 칼리씨(43)는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소개하면서 "11월 대선에서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미정이지만, 어제 있었던 일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대선에 조금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미 공화당의 대선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가 개최되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의 전경.

그러나 전당대회 행사장 주변 통제구역을 조금만 벗어나도 분위기는 달랐다.

위스콘신주 자체는 경합주이지만 밀워키는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곳이다. 밀워키시를 비롯한 밀워키 카운티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0%포인트 가까이 승리한 지역이다.

그래선지 밀워키에서 만난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에 대해 "충격적", "비극적", "미친 짓"이라고 한목소리로 공감하면서도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평가절하했다.

보행자 통제 구역 남쪽 끝에 위치한 '마틴 루서 킹' 스트리트에서 만난 3명의 여대생은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총격 사건에 대해선 한 목소리로 "정말 미친 짓이었고,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치적 분위기가 지나치게 양극화돼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만 '이번 총격 사건이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면서 "총격 사건이 대선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보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들은 대신 올해 대선에서의 관심사에 대해 △일자리 △대법원 균형 및 낙태 문제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등을 꼽으면서 "우리는 상황을 덜 사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무당층이라고 소개한 50대 백인 남성 댄씨도 "지금은 모든 상황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1월까진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현재 미국은 확실히 분열"돼 있는 만큼 총격 사건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제한적이라고 봤다.

댄씨는 다만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두 사람은 미국의 대통령후보"라며 "그들이 총알에 맞은 것은 엄청나게 큰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언사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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