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다시 꺾인다…3중전회 부양책에 쏠리는 관심

이명철 2024. 7. 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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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성장률 4.7% 그쳐…시장 예상치 밑돌아
6월 경제 지표 대체로 둔화, 부동산·증시 부진한 상황
대규모 경기 진작책 요구 높지만, 발표 가능성 낮아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경제 둔화 추세가 예상보다 더 가파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고 소비 지표도 부진한 수준에 머무르면서 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경제 정책을 결정할 3중전회에서 새로운 대책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인데 예상만큼 큰 부양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다.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 쇼핑몰의 한 매장 옆을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불안한 경제 지표, 연 5% 성장 가능성 우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4.7% 성장해 시장 예상치(5.1%)를 밑돌았다. 전분기인 1분기 성장률(5.3%)보다도 낮다.

올해 상반기 중국 GDP는 전년동기대비 5.0% 성장해 시장 예상치(5.1%)를 소폭 하회했다. 올해 중국 연간 경제 성장률 목표가 5% 안팎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반기 3분기와 4분기 5% 이상 성장률을 기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날 발표한 주요 경제 지표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6월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5.3% 증가해 시장 예상치(4.9%)를 웃돌았지만 전월 증가폭(5.6%)보다는 둔화했다.

소매판매의 경우 같은 기간 2.0% 증가해 시장 예상치 3.3%와 전월 증가폭 3.7%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 소매판매는 올해 1~2월 전년동기대비 5.5% 증가했지만 이후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중국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했을 때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0%, 3.7%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폭(6.2%, 4.1%)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고정자산 투자는 3.9% 증가해 시장 예상치(3.9%)에 부합했다. 1~5월 증가폭(4.0%)과 비교하면 6월 고정자산 투자는 다소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개발 투자는 같은 기간 10.1% 줄었다. 그동안 다양한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6월 실업률은 5.0%로 시장 예상치(5.0%)와 전월(5.0%)과 같았다. 상반기 실업률도 5.0%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반적으로 상반기 경제 운영이 대체로 안정적이었고 업그레이드가 꾸준히 추진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외 환경이 복잡하고 내수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모습이다.

중국이 부진한 경제 지표를 발표하자 투자심리도 식었다. 이날 현재 홍콩증시의 항셍종합지수와 H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본토 심천종합지수도 1%대 미만 소폭 하락세다.

“대내외 우려 커져, 내수 부양할 노력 필요”

시장의 관심은 이날 개막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쏠리고 있다.

이번 제20기 3중전회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번째 임기의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큰 행사다. 관례대로라면 작년말 열렸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해를 넘겨 7월에 개최했다. 그만큼 중국 경제의 변동성에 대해 대응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3중전회에서는 시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중국식 현대화를 달성하기 위한 신품질 생산력과 개혁 개방 조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의 자립 자강 차원에서 적극적인 혁신·육성 방안도 뒤따를 전망이다.

3중전회의 핵심 주제인 개혁 개방 심화 방안과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재정·조세 개혁 조치도 담길 것이란 예측이다.

시장에서 관심을 두는 부문은 경기 진작을 위한 부양책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 관계자는 “경제계나 전문가들은 수요 측면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중국 정부가 소비 확대 정책을 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충분치 않다고 보고 대규모 수요 확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은행 크레딧아그리콜의 이코노미스트 샤오지아 지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정부는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정책 지원을 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대외 위험이어서 적시에 내수를 부양하기 위한 추가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만 3중전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경제 어려움이 구조조정의 과정이라고 보고 있고, 큰 부양 조치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해리 머피 크루즈 이코노미스트는 “큰 정책 전환은 실패를 인정하고 체면을 구길 확실한 방법”이라며 “3중전회에서 개혁 요구는 많지만 특별히 흥미로운 일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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