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식물성 원료, 숙면은 '덤'…친환경 비건 매트리스 '쑥'
지난해 매출 전년대비 3배 ↑
신세계까사·소노시즌 등도
친환경 제품 개발·출시 경쟁
직장인 권 모씨(46)는 10년 이상 썼던 중저가 매트리스를 폐기하고 지난해부터 국내 한 중견기업이 출시한 비건 매트리스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소재 전체가 식물성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던 데다 어차피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치 소비' '그린슈머(친환경 소비자)' 대열에 합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권씨는 "환경 보호에 참여한다는 마음으로 매일 밤 잠자리에 들 수 있어 뿌듯하다"며 "이전 제품을 쓸 때보다 수면의 질도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비건 인구가 2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삶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침구인 매트리스에도 친환경 비건 열풍이 불고 있다. 동물성 소재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쓰지 않고 친환경을 표방하는 매트리스가 그린슈머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0일 침대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의료·식품 분야에 머물던 비건 제품을 침대·가구 영역으로 처음 끌어들인 것은 시몬스다. 시몬스는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는 비건 매트리스 N32 시리즈를 2022년 출시한 이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시몬스에 따르면 N32 시리즈는 비건표준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매트리스다. 매트리스의 3대 안전 키워드인 라돈·토론 안전 제품을 충족하고,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성 소재인 데다 환경부에서의 공식 친환경 인증을 모두 거쳤다.
특히 N32는 매트리스와 레귤러 토퍼 원단, 패딩마다 비건 소재 아이슬란드 씨셀과 리넨이 적용됐는데, 아이슬란드 씨셀은 자연에서 생분해가 되는 비건 소재로 유기농 해조류와 식이섬유 셀룰로오스, 식물성 소재 리넨이 두루 적용됐다.
시몬스 관계자는 "원료 선택부터 제품 개발과 제조·생산 등 모든 단계에서 동물성 원료와 동물 유래 성분을 쓰지 않는다"며 "ESG, 비거니즘 가치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경쟁 업체들도 친환경 비건 매트리스 트렌드에 맞춰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신세계까사는 자연 친화적 소재로 만든 신규 제품군 '마테라소 포레스트'를 최근 출시했다. 매트리스에 사용된 모든 폼이 유럽의 친환경 폼 인증 제도 '서티퍼 EU', 국내 비건표준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거친 제품이다.
아직 비건 제품에 이르진 않았지만 친환경 매트리스에 집중하는 업체도 하나둘 늘고 있다. 소노시즌은 세계적 권위의 'TUV 라인란드' 인증과 국제 친환경 섬유 인증 '오코텍스 스탠더드 100' 1등급을 획득한 프리미엄 메모리폼 매트리스 3종을 최근 출시했다.
소노시즌 관계자는 "질 좋은 수면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에 부응하고자 우수 제품들을 연구·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슬립네트도 유럽 섬유 제품 품질인증기관으로부터 유럽 섬유환경 인증을 받고, 위험 유발 물질이 없음을 보증하는 미국 폼소재 친환경 인증을 획득해 '라돈 걱정 없는' 친환경 매트리스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에이스침대도 설비 투자 및 신기술,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친환경 인증 제품은 아니지만 '인체와 가장 밀접한 가구인 침대는 품질과 위생이 최우선이다'란 품질 철학으로 자연 친화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숙면과 친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로 매트리스를 살 때 소재와 안전성을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업체마다 관련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FBI)가 작성한 '매트리스 시장, 2023-2030'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2022년 506억1000만달러에서 지난해 524억5000만달러로 성장해 2030년까지 783억4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매트리스 시장 규모는 2조원대로 추정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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