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를 다시 한 번”…부산 수영성극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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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부산 수영구 수영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오디오도서관·수영성극장' 들머리.
극장 직원은 "수영구에 사는 만 70살 이상 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잔여 좌석이 있을 때는 당일 현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지만, 보통 상영일 하루 전에 사전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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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부산 수영구 수영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오디오도서관·수영성극장’ 들머리. ‘미워도 다시 한 번’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홍도야, 우지마라’ 등 옛 영화 포스터(알림글)가 안내판에 붙어 있었다. 오디오도서관·수영성극장은 만 70살 이상 노인에게 상대적으로 부족한 기초생활 편의시설 보완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시니어 전용 여가 문화시설이다.
“슬픈 영화 하나 소개해줘요.” 박난희(74)씨가 극장 앞 포스터를 일별한 뒤 말했다. 고심하던 극장 직원은 ‘첨밀밀’을 추천했다. “다달이 2~3차례 이곳을 찾는다”는 박씨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2층 1인 관람실로 향했다.
이 극장은 수영구가 9억9400만원을 들여 연면적 195㎡ 규모의 2층짜리 집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극장 이름인 수영성은 근처의 수영사적공원 일대 문화재 ‘경상좌수영성지’에서 가져왔다. 1층에는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도서관과 엘피(LP), 콤팩트디스크(CD)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음악감상실이 있다. 2층에는 추억의 영화나 개인별 디브이디(DVD)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영화관이 있는데 8명이 관람할 수 있는 8명 단체관, 커플관, 개인 관람실 등으로 구성됐다.
2층에 올라서니 좌석 8개인 단체관에 박정호(71)씨 등 노인 3명이 앉아 있었다. 차성덕 감독의 ‘사라진 밤’ 관람을 앞둔 박씨는 “옛날 영화를 보면, 지금은 사라진 대영극장, 부산극장, 부영극장 등 남포동 극장가를 돌아다녔던 젊은 시절이 생각난다”며 “그 당시 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모여 떠들다 보면 시간도 잘 간다. 그 맛에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 곳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4~12월 방문객 수가 1500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극장 직원은 “수영구에 사는 만 70살 이상 구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잔여 좌석이 있을 때는 당일 현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지만, 보통 상영일 하루 전에 사전 좌석 예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영성극장처럼 노인 문화생활로 전국에서 이름 높은 극장은 ‘실버영화관’이다. 2009년 노인 전용 영화관으로 문을 연 실버영화관은 서울·인천·천안·부산 등 7곳이 있었는데, 2019년 코로나19에 따른 관객수 급감 등으로 현재 서울·인천·안산·천안 등 4곳만 남아 있다. 인천에는 치매 노인이 안심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국내 유일 치매친화 영화관인 미림극장의 ‘가치함께 시네마’가 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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