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CC 시장을 잡아라"…스타트업·대기업, 치열한 선점 경쟁

김주완/이주현/황동진 2024. 7. 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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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로 떠오른 AICC
유베이스·라피치 등 벤처기업
AI 기업 잇단 인수, 투자 유치
통신3社, 사업 확장 경쟁 치열
콜센터·구독상품 등 시장 확대
AI 앞세워 B2B 사업 부문 강화

AI컨택센터(AICC) 시장이 커지고 있다. AICC는 인공지능(AI) 활용한 고객센터를 뜻한다. 고객 대응 업무를 효율화하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어 AICC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이 시장을 놓고 합종연횡을 벌이는 모습이다.

DALL·E

 ○연평균 24% 성장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AICC 시장 규모는 2020년 4214만달러(약 581억원)에서 연평균 23.7% 성장, 오는 2030년 3억 5088만달러(484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이 AICC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관련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은 AI 기업 인수, 투자 유치 등으로 AICC 사업 강화하고 있다. 컨택트센터 아웃소싱 전문기업 유베이스는 최근 AI 기업 위고를 인수하고 AICC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위고는 2021년 텍스트 분석 ‘모아라(MOARA) TA 플랫폼’을 출시하며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비정형 텍스트에서 정보를 분류, 정렬, 추출해 정형화하고 의미 있는 패턴, 관련성, 감정 등을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위고는 빅데이터 및 비정형 데이터 처리를 위한 다수의 특허와 7개 솔루션에 대한 상표권, 14건의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을 확보했다. 현재 120여 개의 기업이 위고의 솔루션을 사용 중이다. 이번 인수로 유베이스는 AI와 연계해 기존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AI 상담사 교육, 후처리 자동화, 챗봇 및 콜봇, 고객 상담 분석, 상담 자동 분류, 상담 자동 평가 등 AICC 솔루션에 필수인 관련 기술에 위고의 기술을 전부 적용할 예정이다. 권상철 유베이스 대표는 “앞으로 AICC 를 고도화하고 AI 기술을 확장해 관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형 AI 전문기업 라피치는 최근 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라피치는 2005년 설립 이후 약 20년간 음성 분야의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AI 엔진을 활용해 효과적인 AI 상담 및 AI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사, 통신사와 대규모 AICC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캡스톤 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캡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라피치는 빠르게 성장하는 AICC 시장에서 오랜 기간 다수의 고객 레퍼런스를 탄탄하게 쌓아온 업체”라고 설명했다. 라피치 오범근 부사장은 “이번 투자금은 선행 연구개발(R&D) 투자 및 신규 서비스 출시에 활용해 라피치의 경영 이념에 맞는 건강한 기업 성장으로 AI 업계의 롤모델이 되겠다”고 밝혔다.

 ○통신사의 핵심 B2B 사업

AICC 시장을 두고 가장 치열한 경쟁이 붙은 업계는 통신사다. SK텔레콤는 지난 3월 올인원 구독형 AI AICC 서비스인 ‘SKT AI CCaaS(Contact Center as a Service)’와 광고문구를 자동 생성하는 ‘AI 카피라이터’ 서비스를 출시했다. SKT AI CCaaS는 전화 인프라와 상담 앱, AI 솔루션, 전용 회선, 상담 인력 등 AICC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능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챗봇이나 상담 앱 같은 일부 솔루션만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SKT AI CCaaS의 첫 기업 고객은 SK렌터카다.

AI 카피라이터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수초 만에 광고나 프로모션 문구를 제작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다. 지난 1월 출시한 기업·공공용 생성 AI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AI 마켓’을 광고 문구 제작에 특화했다. 서비스명, 프로모션 내용, 고객 연령, 마케팅 채널 등 간략한 정보를 입력하면 알맞은 프로모션 문구를 만들어준다.

KT는 2017년 AICC 사업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AICC 전담팀을 정식 사업부로 승격했다. 2022년에는 AICC 솔루션에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한 서비스형 AICC 상품 ‘KT 에이센 클라우드’를 내놨다. KT는 실시간 대화록, 상담 어시스턴트 등을 상담 앱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관련 서비스로 제공한다. 은행·보험 등 금융기관들이 주요 고객이다. KT의 AICC 사업 수주 규모는 지난해 2500억원으로 알려졌다.

 ○기술 고도화로 고객사 확보

LG유플러스는 AI를 기업 간 거래(B2B) 주력 사업으로 키워 2028년까지 관련 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인프라, 플랫폼, 데이터 분야에 AI를 접목해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B2B 사업 매출을 늘리는 것이 골자다. 각 부문의 역량을 높여 AI 응용 서비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사업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권용현 LG유플러스 기업부문장(전무)은 “5~10년 후에는 AI 응용 서비스 시장이 인프라 시장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AICC, 기업 커뮤니케이션, 소상공인, 모빌리티 등 4대 분야에 집중하고 이후 사업 영역을 넓혀나간다.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중에선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눈에 띈다. 최근 카카오클라우드 기반의 AICC 서비스인 ‘센터플로우’를 아성다이소에 구축했다. 아성다이소는 생활용품 매장 다이소를 지난해 기준 전국 1500여 곳에서 운영하는 업체다. 센터플로우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콜센터 등 고객 상담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자연어 처리, 음성인식, 지능형 검색 등 각종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상담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게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센터플로우는 전화 대화 기능을 제공하는 AI 봇을 활용해 상담 처리를 지원한다.

고객 응대 과정에서 추천 솔루션 등을 제공해 실제 상담사의 업무도 직접 지원한다.

김주완/이주현/황동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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