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게 어떻게 스트라이크에요" 타자 멘탈 털리는, 역프레이밍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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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프레이밍'의 시대가 오나.
스트라이크 존에 미트를 억지로 밀어넣어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기존 프레이밍과 정 반대 개념이다.
일명 '역 프레이밍'이다.
야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런 역프레이밍에 당한 타자들은 다음 공, 다음 타석에서도 움찔 움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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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역 프레이밍'의 시대가 오나.
올시즌을 앞두고 도입된 ABS, 로봇심판. KBO리그 대변혁을 이끌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래도 첫 시즌 반응은 나쁘지 않다.
'구장마다 존이 다르다', '모서리 쪽으로 들어오면 못 친다', '수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일단 많은 현장 사람들이 일관성에 대해서 만큼은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심판에 따라, 경기 상황에 따라 존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드니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시즌 전 ABS 테스트를 하며 예고됐던 게 있다.
'포구 위치는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 공이 통과하는 길이 중요하다'는 경고성 예고였다.
예를 들어 낙차 큰 커브가 ABS존을 위에서부터 아래로 훑고 지나갈 때, 포수 미트가 땅에 있어도 존만 통과하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람이 판정할 때는 대부분 스트라이크/볼 판정 기준을 포수의 마지막 포구 위치로 잡는 게 일반적이었다.
때문에 프레이밍의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프레이밍이라는 건 포수가 유리한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미트를 움직이는 행위를 의미한다.
눈 속임이자, 기술이다. 사람이 심판을 볼 때나 통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기계는 프레이밍에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야구에서 프레이밍은 사라지기 힘들 수도 있다.
최근 '역 프레이밍'이라는 획기적 아이디어가 현장에서 우스갯소리로 회자되고 있다. 지나칠 정도로 공을 대충 잡아 너무나도 볼 처럼 보이게 해서 타자 멘탈을 흔들자는 것. 스트라이크 존에 미트를 억지로 밀어넣어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기존 프레이밍과 정 반대 개념이다.
공교롭게도 14일 경기에서 이런 장면이 2개나 연출됐다.
먼저 광주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6회 KIA 나성범과 SSG 엘리아스 간 대결이었다. 볼카운트 1B2S 상황서 SSG 포수 김민식은 몸쪽 공을 요구했는데, 엘리아스의 공이 바깥쪽 낮게 빠졌다. 김민식이 허겁지겁 겨우 공을 잡았고, 미트는 거의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판정은 스트라이크 삼진아웃. 나성범은 어이없다는 듯 주심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즈전도 흡사했다.
1S 상황, 삼성 선발 이승현의 직구가 두산 정수빈 바깥쪽으로 낮게 들어갔다.
1루주자 조수행을 견제하느라 자세가 높았던 삼성 포수 강민호가 낮게 들어온 공을 잡느라 미트가 바닥으로 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것도 스트라이크. 정수빈도 나성범 처럼 황당한 표정과 함께 깊은 탄성을 내질렀다.
작년이었다면 무조건 볼 판정을 받을 공들이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애매하게 들어오는 공이면 포수가 더 볼 처럼 느껴지도록 더 빠지게 공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라는 농담이 오가기도 한다.
일명 '역 프레이밍'이다. 완전한 농담 만도 아니다.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면서도 한 순간, 상대 선수와 팀의 멘탈을 흔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야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그런 역프레이밍에 당한 타자들은 다음 공, 다음 타석에서도 움찔 움찔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그 생각이 자꾸 나 화가 가라앉지 않으면 경기에 집중하기 힘든 잔상 효과(?)도 발생한다.
물론, 수십년 야구를 한 선수들이 억지로 공을 이상하게 받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김민식과 강민호도 역투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역 프레이밍이 된 케이스다.
의도적으로 하려다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수가 나올 수도 있다. 어찌됐든 ABS라는 새 제도 속에 열심히 적응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만들어낸 웃지 못할 풍경 중 하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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