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6천억 수주 ‘잭팟’ 터졌다…올해 목표 120% 이미 달성한 HD한국조선

유럽 선사와 3.6조 계약
컨테이너선 12척 수주
연간 수주 목표 초과 달성

HD한국조선해양이 2023년 인도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HD현대>

HD한국조선해양이 3조6000억원 규모의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에게 사업 현황을 소개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1만5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총 3조6832억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12척의 컨테이너선은 울산 HD현대중공업과 전남 영암 HD현대삼호에서 6척씩 건조해 2028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 선박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비롯해 폐열회수장치 등 친환경 장비가 탑재된다. 폐열회수장치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장비를 말한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와 국제적인 무역량 증가로 해상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컨테이너 운임과 컨테이너선 수요가 상승하는 추세다.글로벌 해상 컨테이너 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7월 이후 2년 만에 4000선에 육박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수요가 증가하면서 컨테이너선 신조선가도 지속 상승하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억9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1만5000TEU급 기준)의 평균 신조선가는 현재 2억2000만 달러를 웃돌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연간 수주 목표의 120.5%를 달성했다. 회사는 올해 조선·해양 부문 수주목표로 135억달러를 세운 바 있다. 이번 계약을 포함한 올해 총수주액은 162억7000만 달러(약 22조4950억원)로 120.5%를 잠정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달 들어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과 암모니아운반선(VLAC) 각 2척씩 총 4척6716억원 규모의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5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일행이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둘러봤다. (왼쪽부터)마이클 말린 미 합동군사고문, 놀란 바크하우스 주한 미국 영사,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HD현대>

한편 이날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와 놀란 바크하우스 주부산 미국 영사 등이 울산 HD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정 부회장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이 현장 방문에 동행해 회사의 주요 사업 현황을 직접 소개했다.

이번 방문은 골드버그 대사가 회사를 둘러보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성사됐다. 골드버그 대사 일행은 상선 건조 현장을 시찰한 후 특수선 야드로 이동해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최신예 초계함 등 건조 중인 함정들과 도크, 창정비시설 등을 살펴봤다.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과 HD현대가 상선·함정 분야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잠재력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자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물량의 일부를 해외에서 수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번 방문으로 HD현대중공업과 미 해군의 협업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