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수수료 논란이 기회?…신한은행 ‘땡겨요’ 반사이익 당길까

정윤성 기자 2024. 7. 15. 1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민 수수료 인상에 첫 단체행동…보이콧 행렬까지 일파만파
“수수료 낮은 곳 찾아가자”…‘적자’ 보던 ‘땡겨요’ 반등 모색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이 다음달부터 중개수수료율을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거센 가운데 신한은행의 배달앱 사업 '땡겨요'에 관심이 모인다. 소상공인 상생앱이라는 취지로 출범한 땡겨요가 2%의 낮은 중개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어서다. 신한은행에게 반등의 기회가 마련됐다는 관측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민이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3%포인트 인상한 것을 두고 자영업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등으로 구성된 자영업자와 라이더들은 이날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수수료 인상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가게를 열고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람보다 중개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지금의 상황이 과연 정상인가"라며 "최근 손님이 직접 가게로 찾아와 포장 배달을 하더라도 수수료를 받겠다고 하는데 황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달의민족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즉각 수수료 인상안을 철회하고 중소상인, 자영업자, 배달노동자, 소비자들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7월 1주차 '배민사장님' 앱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는 25만605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수치다. 배민사장님은 배달의민족 앱에 입점하는 자영업자들의 필수 앱으로, 주문 접수부터 배달대행사 연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지난달 21일 배민은 월 8만8000원만 내면 되는 기존 정액형 요금제와 달리 주문 한 건당 중개수수료 6.8%를 떼는 배민1플러스를 출시했다. 요금제가 강제는 아니지만, 앱 리스트 상단에 위치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탓에 해당 서비스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보이콧 행렬이 이어졌다. 최근 들어 앱 이용률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로 풀이되는 지점이다. 여기에 이번 중개수수료율 인상까지 겹치면서 향후 반발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관련 이미지 ⓒ신한은행 제공

'시끌시끌' 배달앱 시장에서 홀로 웃는 신한은행?

상황이 이렇자 금융권 일각에선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가 반사이익을 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2020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출범한 땡겨요가 '상생 배달앱'이라는 취지에 따라 업계 최저 수준인 2%의 중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앱 3사에 비해 수수료 부담이 미미한 수준이라 이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땡겨요로 갈아탄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그간 땡겨요가 다른 배달앱에 비해 미미한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반등의 기회가 마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땡겨요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중개수수료율은 업계 최저 수준인 데 비해 각종 서비스 운영과 사업 확장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적자를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땡겨요를 통해 축적한 비금융데이터가 수익 이상의 가치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앱 이용자들의 소비 패턴을 비롯해 자영업자, 소상공인으로 이루어진 가맹점주의 매출 정보 등 얻기 힘든 비금융데이터를 확보해 금융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구상이다.

신한은행은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거래 정보가 적은 고객을 위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입장에선 배민의 수수료 논란이 거세지면서 땡겨요에 입점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많아질수록 이를 위한 연료를 얻게 되는 셈이다. 

특히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을 정교화하는 것은 시중은행의 성과를 가를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자사의 알뜰폰 사업인 'KB리브모바일'의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델 개발을 완료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역시 땡겨요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8~9월 중으로 땡겨요의 은행 정식 부수업무 지정 신청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식 부수업무로 지정되면 별도의 신고 없이 계속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만큼 땡겨요 서비스도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