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 괴롭힌 건 '그 놈들'이지만 죽인 건 경찰...단역배우 자매 사망 사건 어머니, 울분

김세령 2024. 7.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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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7월 15일 (월요일)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아영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지난 2009년 드라마에서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생 렉카씨와 그녀의 여동생 B씨가 단 6일 간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도대체 이 자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두 자매의 어머니는 딸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죠. 검찰과 경찰 때문에 사랑하는 두 딸을 잃었다는 어머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엑스파일에서 이 사건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아영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아영 변호사 (이하 김아영) : 반갑습니다. 김아영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늘 다뤄볼 사건 파일 어떤 사건이었습니까?

◆ 김아영 변호사 : 네, 2004년 8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인데요. 이제 방송국에서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성을 단역 반장 등 남성 4명이 성폭행하고 8명이 강제 추행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방송국에서 백댄서로 활동 중인 동생이 언니에게 이제 용돈도 벌고 경험도 쌓을 겸 이제 단역 배우 아르바이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권유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피해자 A씨가 방송국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관련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한 사건입니다.

◇ 이원화 : A씨가 성폭행 당했다고 지목한 가해자가 총 12명이나 됐죠.

◆ 김아영 변호사 : 네. 사건의 발단은 피해자 A씨가 반장이 건네주는 맥주 한 잔을 마셨는데 갑자기 정신을 잃은 듯이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해요. 그리고 이어서 이 반장이 피해자를 강제로 모텔에 끌고 가서 성폭행을 하기 이르렀습니다. 이후로도 이제 이 피해자가 갖은 협박을 통해서 2개월 동안 성폭행을 이어갔는데요. 심지어는 이 동료들에게까지 피해자를 소개하면서 강제로 범하게 만들었습니다.

◇ 이원화 :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게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알려지게 된 모양이더라고요.

◆ 김아영 변호사 : 네 원래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차분하고 착했던 이 피해자가 갑자기 집 안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정신없이 행동을 하고 혼자서 죽여야 돼 모두 죽여야 돼라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어머니와 여동생에게도 욕설을 하고 가전제품을 막 부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어요. 그러면서 이제 극심한 이런 이상한 행동을 보이니 결국에 가족들이 병원에 이 피해자를 데리고 갑니다. 그러면서 상태가 점점 악화되면서 치료를 받게 되는데요. 치료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결국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근무했던 직장 남자 직원 12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라고 하면서 세상에 이 사건이 밝혀지게 됩니다. 그래서 피해자는 초반에는 가해자들에게 벗어나려고 노력을 굉장히 했다고 해요. 그러는데 이 가해자들이 이 피해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 가족을 죽이겠다, 니 동생도 겁탈하겠다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해서 당시에는 이 성폭행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던 딸이 정말 상상도 못했을 그런 피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부모님이 얼마나 놀라고 화가 났을까 진짜 저 같으면 가만히 안 있었을 것 같거든요.

◆ 김아영 변호사 : 이 사건이 발단이 되었을 때 이 보조 출연 기획사 반장 등 4명은 성관계를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획사가 이 4명은 해고하기도 했는데요. 관련 소속 지부장이라는 사람은 어머니에게 사실 그 반장이라는 사람이 예전부터 좀 마음에 드는 여자들을 좀 건드린 적이 있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다라고 실제로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내용을 녹취록을 만들어서 고소를 하면서 제출까지 했다고 해요. 그래서 2004년 12월에 이 관련자들을 모두 성폭행 등으로 고소를 하기에 이릅니다.

◇ 이원화 : 그러면 그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았습니다.

◆ 김아영 변호사 : 3명은 성관계는 인정을 하기는 했는데 아니다. 나는 이 피해자와 합의하에 한 것이다라고 하면서 성폭행이 아니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고소가 되고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굉장히 피해자들을 괴롭힙니다. 심지어 집에 불을 지르겠다, 가족들 모두 죽이겠다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다 보니 피해자가 결국 나 때문에 가족들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결국 고소를 취하합니다. 성폭행 신고죄가 당시에는 고소를 취하를 하면 경찰이 더 이상 수사를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당시에 이제 피해자 진술서에 이렇게 적혔다고 합니다. 더 이상 사건에 대해서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고소를 할 때는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시 떠올리기조차 어렵다라고 하면서 고소를 취하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변호사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성폭행 관련 사건에서 이런 일들이 정말 비일비재하거든요. 혐의가 있었는지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가해자와 다시 마주해야 하는 대질 신문이라든지 어려움을 토로하는 피해자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래서 수사하는 경찰관들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 김아영 변호사 : 네 경찰서는 이제 수사과가 여러 과로 나누어지는데요. 여성이 피해자인 이런 성범죄 같은 경우에는 여성 청소년과에서 수사가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또 특히나 여성 수사관님들이 배당되는 경우도 많은데요. 피해자 진술 받는 과정에서 만약에 남성 수사관님이 진행을 하더라도 부담이 된다고 하시면 다른 여성 수사관님으로 변경도 가능하고요. 또 남성 수사관님이라고 하시더라도 부담이 되지 않게 수사를 진행하시기도 합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요즘에는 성범죄 사건은 사실 대질 조사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이 되고 있으니까 피해자분들께서는 고소하는 데 주저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이 사건 같은 경우에는 좀 어땠습니까? 지금으로부터 좀 오래전이기 때문에 지금이랑은 사뭇 분위기가 달랐을 것 같거든요.

◆ 김아영 변호사 : 안타깝게도 이 A씨가 피해자 조사를 받으면서 2차 가해를 당했는데 이제 심지어 수사하던 경찰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가해자들에게 지속해서 협박까지 받았는데요. 일례를 설명을 드리자면 이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들이 이 피해자에게 튼튼하게 생겼네. 성매매 업소 가봐라. 거기 가면 하루에 30명씩 상대해도 돈 벌고 잘 산다. 그리고 강간당한 장면을 자세히 묘사해 봐라 이런 식으로까지 했고요. 또 심지어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은 칸막이 사이에 두고 이제 가해자와 마주보고 대질 신문까지 했는데 심지어 가해자가 우리는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것이라고 하면서 심지어 피해자를 앞에 두고 성행위를 어떻게 했는지 묘사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경악을 금치 못했던 부분은 피해자가 저녁까지 조사를 받은 날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조사를 늦게까지 받고 나가는데 저녁 식사를 마치고 경찰서로 다시 들어오던 수사관들이 피해자를 쳐다보면서 저 여자가 12명이랑 한 여자냐 이런 식으로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런 상황들이 반복이 되니까 피해자가 조사를 마치 경찰서 앞 차도에 차에 뛰어드는 소동까지 벌어졌어요. 그래서 담당 경찰관이 2차 가해의 정도가 가해자의 성기 크기, 둘리 색깔들을 묘사해 봐라 이러면서 종이와 잣까지 주면서 자세하게 설명해봐라고 하면서 이런 이제 2차 가해가 계속됐는데 결국에 피해자가 정신과 입원을 반복했습니다. 이 수사 과정에서 그래서 당시 진료 기록에도 담당 의사가 경찰 조사로 인해서 더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더 힘들어하고 있다 이런 내용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또 한 수사관은 피해자에게 이런 건 죄가 안 되니까 빨리 합의해서 사건을 끝마치자라고 종용까지 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런 말까지 했다는 게 사실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충격적인데요. 이 피해자분은 혹시 뭐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 김아영 변호사 : 네 안타깝게도 이제 피해자분은 고소를 취하한 이후에 다시 생활에 복귀를 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험 준비도 하고 일도 시작하려고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에 사건 자체에서 받은 충격,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받은 이 엄청난 고통 때문에 결국에는 2009년 8월 28일 오후에 18층 건물에서 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도 생전에 썼던 일기장을 통해서 밝혀졌고 그리고 유서에는 이렇게 적혔어요.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 이렇게 하시고 이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 이원화 : 정말 너무 안타깝다라는 말밖에 안 나오네요.

◆ 김아영 변호사 :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를 하고 결국에 피해자들은 무혐의로 모두 다 풀려났죠. 그리고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났는데 처음에 언니에게 이 일자리를 소개한 B씨가 그로부터 한 달 뒤에 13층 건물에서 언니의 뒤를 따라갑니다. 그러면서 유서에 언니가 보고 싶다. 죽는 것만이 살 길이다.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달라. 엄마는 꼭 복수를 하고 와 달라.엄마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20년 뒤에 보자 이런 내용으로 유서를 남기셨는데, 두 딸을 이렇게 허망하게 보낸 이후에 아버님까지도 2개월 뒤에 뇌출혈로 사망을 하셨어요.

◇ 이원화 : 그런데 말씀드린 대로 이 사건이 발생한 게 2004년이고요. 두 자매가 목숨을 끊은 게 2009년이었단 말이죠. 그렇게 사건이 잊혀져 가다가 다시 조명을 받게 된 계기가 있었죠.

◆ 김아영 변호사 : 네 2018년 미투 운동이 막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 이 사건도 함께 부각이 됐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청원 동의자가 20만 명을 넘기면서 경찰청 진상조사를 위한 TF팀이 꾸려지기도 했습니다.

◇ 이원화 : 당시 보도를 찾아보면 두 자매의 어머니가 진상조사 전담팀이 꾸려진다니 정말 꿈만 같다. 이제 두 딸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줄 수 있게 됐다 이야기하신 걸 볼 수 있는데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 김아영 변호사 : 어머님께서 이제 1인 시위를 하시기도 하시고 초반에는 수사에 대해서 이제 진척이 있을 거라고 기대를 하셨는데 맨 처음에 이제 수사를 했던 그 경찰관이 3명이 있었어. 그런데 이 중에서 가장 긴 시간 동안 조사를 수행한 경찰이 여자 경찰관이었는데요. 당시 오래 전이다 보니 당시 여경이 퇴직을 하고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서 경찰 조사가 어렵다라고 하면서 응하지도 않고 이루어지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국내에 있던 2명은 이제 모든 책임을 이 여경에게 떠넘기면서 제일 오래 수사했으니 그분이 제일 잘 안다. 우리는 그다지 수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떠넘기는 거죠. 그러면서 아예 1차 조사에 대한 재조사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 이원화 :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두 딸을 잃은 슬픔도 상당할 텐데 역고소라고 해야 할까요? 명예훼손으로 고소도 많이 당하신 것 같더라고요.

◆ 김아영 변호사 : 네 심지어 가해자들에게 고소당한 게 30건 정도 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심지어 현재까지도 가해자들이 계속 고소를 하고 있는데요. 이 대응하기 위해서 살고 계신 집까지 파셨고 또 일부 가해자들은 아예 생업에 일손을 놓고 고소에만 전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2017년에는 일부 가해자가 어머니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법원 판결이 나온 게 있습니다. 공권력이 범한 참담한 실패다라고 하면서 어머니에게 무죄를 선고를 했고요. 성폭력 사실에 대해서 사실상 인정한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너무 안타깝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는데 법적으로 그러니까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이라든지 아니면 민사 쪽으로 어머니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거나 이런 방안은 전혀 없을까요?

◆ 김아영 변호사 : 네 이제 손해배상 청구를 실제로 어머님께서 하시기도 했어. 2014년도에 가해자들에게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하지만 시효 기간이 지나다 보니 결국에는 패소 판결을 받게 된 거죠.

◇ 이원화 : 사건 엑스파일 오늘은 단역배우 자매의 안타까운 죽음을 둘러싼 사건 짚어봤습니다. 성범죄로 인해 제대로 꽃 피워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등지고 말았던 두 자매, 그리고 그런 자매에게 힘이 되줬어야 할 공권력의 부재까지 안타깝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이 현실이 오늘따라 더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곡으로 박정훈의 오늘 같은 밤이면 들려드리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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