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적용하면 ‘손해’” 코픽스 하락에도 ‘고정금리’ 선호 이어진다[머니뭐니]
변동금리 하단 2.91% 고정금리 3.8%…격차는 지속
스트레스 DSR 도입 시 변동금리 선택 유인 더 줄어
“금리가 상품 선택 1순위…고정금리 선호 지속될 것”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상승세를 보인 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변동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차주들의 고정금리 선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당국의 고정금리 확대 기조가 이어지며, 변동·고정금리 하단 격차가 최대 1%포인트가량 벌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2%로 전월(3.56%)과 비교해 0.04%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기준 4%까지 치솟았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 들어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하며 0.5%포인트가량 줄었다. 지난달에는 일시적으로 0.02%포인트가량 소폭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 다시금 하락세로 전환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에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부터 소폭 하향될 전망이다.
코픽스 하락에는 지난달과 비교해 은행권의 자금조달 부담이 소폭 줄어든 영향이 작용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금리는 3.5% 내외로 올 들어 유사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38조8317억원으로 전월 말과 비교해 24조7262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의 경우 0%에 가까운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무원가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아울러 은행이 채권 발행을 통해 부담하는 이자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물 은행채(AAA) 금리는 3.356%로 전날(3.422%)과 비교해 0.07%포인트가량 줄어들었다. 이는 연중 최고점에 해당하는 지난 2월 14일(3.951%)과 비교해 0.53%포인트가량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미뤄지고 있는 데다, 주담대 고정금리가 눈에 띄게 하락하며 변동금리 선택 유인은 줄어들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한 고정형 주담대 확대 기조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고정금리에 포함되는 주기형 대출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심지어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하며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춘 상태다.
은행권은 최근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확대 추세가 이어지자, 주요인으로 지적되는 고정금리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며 대응하고 있다. 다만 고정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하락 추세를 이어가며, 변동·고정금리차 또한 벌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기준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2.91~4.92%로 집계됐다. 이는 변동금리(3.8~6.62%)와 비교해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강화되며, 주담대 변동금리 선택 유인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차주의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로, 고정금리 선택을 유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 차주의 경우 고정금리 차주보다 더 적은 대출 한도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정금리를 찾는 고객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은 차주 중 고정금리를 택한 비중은 73.7%로 올 1월(41.6%)과 비교해 30%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픽스 금리 인하가 대출금리에 반영될 것”이라면서도 “당장 금리 수준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고정금리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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