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이사에 5·18, 세월호 폄하한 인물도···“불법적 이사 선임 중단하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에 백종문 전 MBC 부사장, 엄기영 전 MBC 사장, 차기환 현 방문진 이사 등 MBC와 방문진 출신 인사들이 다수 지원했다. 언론계는 “1인 체제의 불법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15일 방문진 이사 지원자 32명 및 KBS 이사 지원자 53명의 명단과 지원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국민 의견을 접수하며, 이는 이사 추천 및 임명을 위한 심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 지원자 32명엔 백종문 전 MBC 부사장, 엄기영 전 MBC 사장, 이우용 언론중재위원 등 MBC와 방문진 출신 24명이 포함됐다. 백 전 MBC 부사장은 2012년 MBC 파업 당시 해직됐던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에 대해 “증거없이 해고됐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이 공개돼 부당해고 의혹을 받았다. 그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부당노동행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지난 2월 특별사면됐다.
엄 전 MBC 사장은 이사 지원서에서 “민노총은 정치집단과 결탁해 가짜뉴스를 무책임하게 방송함으로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유사한 인식을 드러냈다. MBC라디오본부장 출신인 이우용 언론중재위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제작진의 반대에도 김미화씨, 김종배 시사평론가의 라디오 하차를 주도했다.
현 방문진 이사 중에서는 여권 추천의 차기환, 김병철 이사가 지원했다. 차기환 이사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비하, 5·18 폄하·왜곡, 백남기 농민 관련 음모론 제기 등 극우적 언행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지난해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해임 직후 보궐이사로 임명됐던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도 방문진 이사진에 도전했다. 김 전 본부장은 당시 법원의 임명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임명 취소됐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명박·박근혜 시절, 김재철·안광한·김장겸 사장 아래 MBC를 망가뜨리는데 앞장섰던 주역들이 대거 지원했다”며 “윤석열 정권이 방문진 이사 선임을 강행한다면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문진은 부적격 극우 인사들의 집합소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KBS 이사에는 서기석 현 KBS 이사장과 황근 현 이사, 황성욱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 등 총 53명이 지원했다.
이날 언론노조는 경기 과천 방통위 앞과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준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는 국회 청문회와 국민적 반대 여론은 무시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공영방송 파괴자 이진숙을 임명하면 이사 선임을 마무리하고 방송장악을 완결하려 한다”며 “지금 행해지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원천 무효”라고 했다.
현행법에 따라 방문진 9명, KBS는 11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현 방문진 이사진은 다음 달 12일, KBS 이사진은 같은 달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방문진 이사는 방통위가 임명하고,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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