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단체 “복날에 아기새 1억마리 희생… 살상 멈춰야”
“닭은 고기가 아니라 지각 있는 생명이다” “동물의 고통 없는 복날로 전환하라”
1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동물단체 ‘동물해방물결'과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등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초복을 맞아 닭을 추모하기 위해 활동가·시민 70여명이 모였다. 동물성 의류를 배제한 하얀색 상의를 입은 활동가들은 소국화 한 다발과 ‘닭을 죽이지 않는 복날을’ 등이 적힌 검은색 바탕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닭들이 가득 찬 축산공장 사진과 ‘2024 복날추모행동, 1억 아기새의 죽음’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려 있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활동가는 “올해 개식용 종식법이 통과됐고 이는 동물 죽임에 반대하는 많은 분들이 이뤄낸 역사적 결과”라면서도 “여전히 수많은 동물이 복날에 죽임당하고 있고 닭은 복날에 가장 많이 도살되고 소비된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 한 달이라는 삶을 살다 치킨과 삼계탕으로 죽어간 수많은 아기새들을 애도하고 이들에 대한 착취와 살상을 멈출 것을 외친다”고 밝혔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을 한 뒤 철창 앞에 헌화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의 대규모 삼계 사육 농장 3곳을 조사한 결과 동물보호법상 축산의 암모니아 농도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공기중과 바닥의 암모니아 수치가 법이 규제하는 수치보다 3~4배 이상 초과돼 닭들이 죽어가고 야생에 사체가 버려져 가축 전염병·감염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주연(31)씨는 “3년전부터 비건(채식주의자)으로 살아왔는데, 최근 공장식 축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며 “개 식용 문제는 공론화가 돼 시민의식이 개선됐지만, 닭은 아직 가축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고 했다. 4년째 비건으로 살아오고 있다는 신승우(29)씨는 “복날 문화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무고한 생명이 처참히 죽어가는 현실을 보기 힘들었다”며 “주변에서는 치킨과 삼계탕을 아무렇지도 않게 소비하는데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주변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서울 보신각과 광화문 주변 삼계탕·치킨 업소가 밀집된 거리를 행진한 뒤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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