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고삐’를 쥔 채 나아가는 태도”…철학자 최진석이 해석한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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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혁명가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붓다의 혁명적 아우라가 필요합니다."
최근 불교 경전 '반야심경'을 현대적 시선으로 풀어낸 '건너가는 자'(쌤앤파커스)를 펴낸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얘기다.
최 명예교수는 "한 사람 한 사람 자기만의 고삐를 쥔 사회가 행복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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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혁명가였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붓다의 혁명적 아우라가 필요합니다.”
최근 불교 경전 ‘반야심경’을 현대적 시선으로 풀어낸 ‘건너가는 자’(쌤앤파커스)를 펴낸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얘기다. 반야심경은 600권에 이르는 반야경의 핵심 사상을 압축적으로 요약한 경전. 단 260자에 공(空) 사상의 정수를 담아 “가장 짧지만 가장 깊은 지혜가 담긴 경전”이라 불린다.
최 명예교수는 13일 전화 인터뷰에서 반야심경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건너가기’를 꼽았다. 건너가기란 기존의 법칙을 의심하고, 깨부수고, 자기만의 ‘고삐’를 쥔 채 나아가는 태도를 일컫는다. 그가 보기에 붓다의 삶이야말로 건너가기 그 자체였다. 왕자였던 붓다는 29세에 속세의 부귀영화를 모두 내려놓고 출가했다. 무한한 건너가기와 무한한 부정의 과정에서 붓다는 참된 지혜를 얻었다.
하지만 익숙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건너가는’ 일이 말처럼 쉬울 리 없다. 그러기 위해선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지적인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 명예교수의 설명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남이 만든 틀에 본인 삶의 주도권을 넘겨주기 쉽다는 것. 최 명예교수는 “자신에게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부과한 것을 숙제처럼 하는 삶은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최 명예교수는 이런 문제에 봉착한 것은 비단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핵심은 ‘교육 개혁’이다. 자녀나 학생들에게 무엇을 알게 해주려 애쓰다가, 알고 싶어하는 마음 자체를 없애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 이에 이를테면 유치원 단계에서는 글자 교육보다 놀이를 강화해 아이들이 세상에 반응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가게 기다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최 명예교수는 “한 사람 한 사람 자기만의 고삐를 쥔 사회가 행복하다”고도 했다.
이런 생각은 인재론으로 확대됐다. 그는 “대한민국 인재들은 시킨 것은 세계에서 제일 잘하지만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는 모른다”며 “무엇을 원하는지 자기한테 물어본 적도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사회가 도달할 수 있는 높이는 정해져 있다. 그게 지금 우리 사회가 빠진 ‘중진국 함정’”이라고 말했다. 사회 구성원 각자 삶의 철학이 있어야 국가의 철학과 비전도 생긴다는 게 그가 강조한 ‘반야심경의 지혜’였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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