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와 캄보디아, 적자 늪서 꺼내든 이마트24의 '두 전략'
편의점 업계 4위 이마트24
국내 전략 ‘노브랜드’ 상품 도입
해외 전략 ‘캄보디아 1호점’ 오픈
두 전략으로 수익선 개선할까
이마트24는 지난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남겼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물론 당기순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경쟁 편의점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늘리는 데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인지 이마트24는 두가지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해외진출과 노브랜드 전략이다. 과연 성공할까.
신세계그룹 계열의 편의점 '이마트24'는 편의점 업계의 후발주자다. 이마트는 2014년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한 후 2017년 이마트24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론칭했다. 국내에 처음 편의점이 둥지를 튼 게 1989년(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니, 출발이 20여년이나 늦은 셈이다. 그런 이마트24가 최근 후발주자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먼저 해외 시장의 문을 강하게 두드리고 있다. 2021년 말레이시아에 이어 올해 6월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현지 기업 사이한 파트너스와 손잡고 캄보디아 수도 프롬펜 벙깽콩에 '이마트24 캄보디아 1호점(이하 BKK 1호점)'을 열었다. 벙깽콩은 프놈펜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번화가다.
이마트24는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택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는 현지기업에 가맹권을 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법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투자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로열티 수입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면서 "캄보디아의 시장 동향, 법적 제도, 상권 분석 등을 잘 파악하고 있는 현지기업을 통해 원활하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참고: 사이한 파트너스는 현지 업체 '사이손 브라더 홀딩'과 동남아시아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기업 '한림건축그룹'의 합작 법인이다.]
BBK 1호점이 내세운 경쟁력은 'K(한국)'다. 이마트24의 차별화 상품 50여종을 포함한 한국 상품 300여종을 판매한다. 고객이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도록 셀프 라면조리기를 설치한 건 흥미로운 사례다.
떡볶이·컵밥·핫도그·어묵 등 한국의 길거리 음식도 판매한다. 이를 바탕으로 5년 내 점포를 100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게 이마트24의 밑그림이다. 회사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라면서 "말레이시아·캄보디아 외에도 다양한 국가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의 두번째 전략은 '노브랜드'다. 노브랜드는 '한 식구'인 이마트가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를 강조해 출시한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다. 이마트24는 올해 초 10개 점포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시범 판매한 뒤 4월에 공식 도입했다. 현재 신규 점포와 기존 가맹점 등 이마트24 100여개 매장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신세계 그룹에서 추진 중인 '통합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한채양 대표 취임 이후 오프라인 3사(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의 PB 상품을 이마트24가 도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룹 차원의 전략이기 때문인지 '노브랜드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노브랜드 상품을 팔고 있는 이마트24 가맹점의 평균 일매출은 도입 전 대비 8%가량 늘어났다. 신규 점포의 일매출은 이들 가맹점보다 20% 이상 더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24의 '두 전략(해외진출+노브랜드)'이 고꾸라진 실적을 당장 끌어올려줄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해외시장의 성과는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 '노브랜드 전략' 역시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더구나 실적의 흐름이 신통치 않다.
이마트24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2251억원으로 전년(2조1180억원) 대비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억원에서 -2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42억원에서 -338억원으로 손실로 돌아섰다. 경쟁사인 GS25(매출 11조6125억원·영업이익3920억원)와 CU(매출 8조1948억원·영업이익 2532억원)가 각각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캄보디아 진출과 노브랜드 상품 전략은 이마트24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까.
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nayaa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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