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국의 실패는 될 수 없다” 보재 이상설의 삶, 연극 무대로

오윤주 기자 2024. 7. 1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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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

평생 조국 광복을 위해 힘쓰다 이역만리 연해주에서 목숨을 거둔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의 유언이다.

'상설의 시대' 대한광복군 정부 수립, 신한혁명단 결성 등 선생의 가열한 독립운동과 연해주에서 쓸쓸하게 숨을 거두는 파란만장한 삶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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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청년극장, 18일 ‘상설의 시대’ 초연
연극 ‘상설의 시대’ 포스터. 극단 청년극장 제공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했으니 몸과 유품은 태우고, 제사도 지내지 말라.”

평생 조국 광복을 위해 힘쓰다 이역만리 연해주에서 목숨을 거둔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의 유언이다. 러시아 우수리스크 수이푼 강변에 서 있는 선생의 유허비엔 “그 유언에 따라 화장하고 그 재를 이곳 수이푼 강물에 뿌리다”라고 씌어 있다.

러시아 우수리스크 수이푼 강변의 이상설 선생 유허비. 오윤주 기자
보재 이상설 선생. 독립기념관 제공

충북 진천에서 나고 자란 선생은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한 독립운동 지도자다. 진천은 선생이 세운 민족교육기관 ‘서전서숙’을 이어 서전고를 문 연 데 이어 선생의 기념관도 개관하는 등 선생의 얼을 잇고 있다. ‘헤이그 밀사’, ‘헤이그 특사’로 불리는 선생의 강렬한 생의 한 부분이 연극으로 부활했다.

청주, 진천 등에서 활동하는 극단 청년극장은 창작 연극 ‘상설의 시대’를 오는 18일 진천 화랑관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고 15일 밝혔다. ‘상설의 시대’ 극단 청년극장 창단 40돌 기념작이기도 하다. 앞서 청년극장은 ‘아나키스트 단재’, ‘투비 이상설’ 등 독립운동가를 다룬 작품을 잇달아 창작해 눈길을 끌었다.

연극 ‘상설의 시대’를 연습하는 극단 청년극장. 청년극장 제공

‘상설의 시대’는 연극반 고교생 등의 시각으로 보재 선생의 독립운동을 좇았다. 특히 ‘헤이그 특사’ 파견과 이후 10년을 조명했다. 선생은 의정부 참찬 등 벼슬을 하다 을사늑약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선생은 미국 선교사 헐버트 등과 교류하면서 영어·프랑스·수학 등 신문학에 밝은 데다, 망명 뒤 견문을 넓혔다. 고종이 벼슬을 버리고 망명한 그를 헤이그 특사 대표 격인 정사로 삼은 이유이기도 하다.

‘상설의 시대’는 이준·이위종 선생과 함께 선생이 특사로 활약하는 모습을 담았다. 안중근 선생과 조우도 만날 수 있다. 안중근 의사는 뤼순 감옥에서 한 일제의 심문 과정에서 “이범윤 같은 인물 만인을 모아도 이상설 한 분에 못 미칠 것이다”라고 진술하는 등 보재 선생을 극찬했다.

‘상설의 시대’ 대한광복군 정부 수립, 신한혁명단 결성 등 선생의 가열한 독립운동과 연해주에서 쓸쓸하게 숨을 거두는 파란만장한 삶도 담는다. 이양호 청년극장 기획실장은 “‘상설의 시대’는 진천 출신 독립운동가 보재 이상설 선생의 삶을 극 형태로 풀어냈다. 헤이그 특사 이후에도 지속한 선생의 독립운동과 삶을 담았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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