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가 라모스에게··· “MLB 올스타 자랑스러운 내 동생, 늘 믿고 있었다”

심진용 기자 2024. 7. 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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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라모스(오른쪽)와 엘리엇 라모스 형제. MLB닷컴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엘리엇 라모스(25)는 오는 17일(한국시간)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 참가한다. 생애 첫 올스타 출전이다. 또 다른 올스타 외야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가 부상 중이라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 올 시즌 전까지 통산 타율 0.158에 그쳤고, 이정후 등 대형 외야수들이 팀에 합류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 남을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했던 그가 올 시즌 전반기 가장 극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었다.

엘리엇은 KBO 리그 두산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32)의 동생으로도 국내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 7살 터울 동생 엘리엇은 과거 인터뷰에서 “형에게 야구를 배웠다. 내겐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며 끈끈한 형제애를 털어놨다. 동생은 미국에서, 형은 한국에서 야구를 하지만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다.

형 라모스에게 MLB 올스타 발표 후 동생과 연락을 했는지 물었다. 동생 이야기가 나오자, 다소 굳어있던 형의 표정에 금방 웃음이 떠올랐다. 라모스는 “연락은 지금도 주기적으로 한다. 올스타로 뽑혔다고 들어서 ‘네가 자랑스럽다’ 정도만 얘기했다. 시즌 중에 너무 괴롭히고 싶지는 않아서 최대한 짧게 통화했다”고 웃었다.

라모스가 마이너리거로 프로 데뷔한 2010년에 동생은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하는 단계였다. 라모스는 “야구를 하면서 경험했던 걸 동생에게 많이 얘기했다. 하지만 워낙 머리도 좋고, 재능도 뛰어난 애라 그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전까지만 해도 동생의 팀 내 입지는 불안정했다. 2017년 MLB 신인 드래프트 때 1라운드 지명을 받은 대형 유망주였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마이너리그에서도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호르헤 솔레어 등 외야수들과 잇따라 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엘리엇이 설 자리는 더 좁아 보였다.

샌프란시스코 엘리엇 라모스. 게티이미지코리아



두산 헨리 라모스. 두산 베어스 제공



하지만 라모스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로 간다는 소식을 엘리엣에게 처음 전한 사람도 형 라모스였다. 라모스는 “KT 시절(2022시즌) 이정후를 봤을 때도 정말 좋은 선수라고 느꼈다”며 “동생한테 ‘재능 많은 친구가 너희 팀으로 간다. 팀에 많은 보탬이 될 거다’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정후가 동생의 앞을 가로막는 벽이 될 수도 있었는데 혹시 걱정은 하지 않았을까. 라모스는 “솔직히 동생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로 가기 전부터도 자기 미래를 적잖게 걱정하고 있었지만,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야구를 하면서 재능 많은 선수를 많이 봐왔지만 엘리엇만큼 뛰어난 선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동생이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정후는 중견수로 계약을 했고, 동생은 주로 좌익수로 뛰었다. 이정후가 큰 계약을 맺었고, 당연히 주전으로 뛸 거라는 것도 알았지만 어차피 외야는 세 자리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동생뿐 아니라 형 라모스도 올 시즌 두산에서 맹활약 중이다. 시즌 초 부진으로 퓨처스리그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어느새 3할 타율을 넘겼다. 전반기 한때는 정수빈을 대신해 1번 타자로도 활약했다. 지난 11, 12일에는 이틀 연속 홈런을 때리면서 그간의 장타 갈증까지 풀었다. 라모스는 “KBO에서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안다. 장타가 많이 안 나와서 불만이었는데, 그래서 더 노력했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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