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수공사 자화자찬 전주시…환경단체 "객관적 근거 없는 소설"

정경재 2024. 7. 1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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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남긴 막대한 수해로 충청·전라권이 시름에 잠긴 와중에 전북 전주시가 홀로 치적 자랑에 열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주시는 지난 10일 '하천 물그릇 키운 전주시, 호우피해 예방 효과'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전주시가 삼천·전주천 퇴적토를 준설하고 주변 수목을 제거한 게 이번 집중호우 피해 예방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자료의 핵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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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하천 준설로 수해 예방", 환경단체 "악의적 사실 왜곡"
완주 운주면 장선천 앞 제방피해 (완주=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10일 폭우로 전북 완주군 운주면 엄목마을 앞 장선천 주변이 침수되어 있다. 2024.7.10 kan@yna.co.kr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남긴 막대한 수해로 충청·전라권이 시름에 잠긴 와중에 전북 전주시가 홀로 치적 자랑에 열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15일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주시는 지난 10일 '하천 물그릇 키운 전주시, 호우피해 예방 효과'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를 배포했다.

전주시가 삼천·전주천 퇴적토를 준설하고 주변 수목을 제거한 게 이번 집중호우 피해 예방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자료의 핵심 내용이다.

우범기 시장은 이 자료에서 "재난과 재해에 대한 대비는 일상적인 게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안전한 하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치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전주시의 이 자료를 두고 "익산시와 완주군 등 수해 주민을 두고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느냐"고 일갈했다.

환경연합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전주시는 객관적 비교와 근거도 없이 확인되지 않은 사례를 선택적으로 제시하며 소설을 썼다"며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는 이웃을 조금이나마 생각했다면 할 수 있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환경연합은 "전주시는 이번 집중호우에도 전주천과 삼천의 수위가 오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이전 강수량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번처럼 전주시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던 2020년과 비교해보면 올해 강수량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고 꼬집었다.

폭우로 통제된 전주 이동교 언더패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10일 새벽 전북 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전주시 완산구 이동교 아래도로(언더패스)가 통제돼 있다. 2024.7.10 doo@yna.co.kr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10일 익산(함라면)과 군산에는 각각 445.5㎜, 371.1㎜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으나 전주에는 전북지역 평균에 못 미치는 204.9㎜의 비가 내렸다.

전주시가 자료에서 비교한 2020년에는 8월 7∼8일 이틀간 307.9㎜의 비가 쏟아졌다. 특히 8일에만 200㎜ 가까운 비가 내려 일부 하천이 범람 위기를 겪기도 했다.

환경연합은 "전국적으로 물 폭탄이 떨어졌던 2020년의 하천 수위가 올해보다 높은 것은 당연지사"라며 "하천 수위가 호우경보 유무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인데 마치 준설해서 수위가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비교의 오류를 넘어선 악의적 사실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주시가 추진하는 준설은 물의 흐름을 더 빠르게 해 되레 하류의 피해를 더 키울 수도 있다"며 "도심권 홍수 피해는 지천의 물이 잘 빠져나가지 않거나 관로가 막혀 생기므로 땅을 파고 모래주머니를 쌓는 후진적 관리에서 벗어나 근본적 홍수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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