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전통 기억하며 지켜온 약속…'박물관 학교'의 70년 역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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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여름 '목요회' 4인방이 경주에서 모였다.
당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의 관장이었던 진홍섭, 공예작가 윤경렬, 문화고등학교 교감 이승을, 경주분관 학예연구사 박일훈이 머리를 맞댄 주제는 문화유산이었다.
전시를 준비한 옥재원 학예연구사는 15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경주의 문화유산을 기억하고 연결하는 핵심 고리인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여정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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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 작곡 교가 악보·손때 묻은 공책 등 자료 80여 점 한자리에
(경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954년 여름 '목요회' 4인방이 경주에서 모였다.
당시 국립박물관 경주분관의 관장이었던 진홍섭, 공예작가 윤경렬, 문화고등학교 교감 이승을, 경주분관 학예연구사 박일훈이 머리를 맞댄 주제는 문화유산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곳곳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그들은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을 어떻게 하면 보존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논의 끝에 내린 결론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었다.
신라 천 년의 고도, 경주를 지키는 든든한 힘이 된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가 70주년을 맞는다.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는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킨 결과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이달 16일부터 '함께 지킨 오랜 약속' 특별전을 선보인다.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역사와 교육 성과, 의미를 담은 자료 80여 점을 모은 전시다.
전시를 준비한 옥재원 학예연구사는 15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경주의 문화유산을 기억하고 연결하는 핵심 고리인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여정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관람객들은 1954년 10월 10일 국립박물관 경주분관 관장실을 비워 첫 수업을 하게 된 순간부터 매주 수업을 진행하며 6천명(수료 기준)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거쳐온 과정을 볼 수 있다.
신라 사람들이 장식 문양으로 널리 쓰던 보상화를 활용한 교표,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이 작곡한 교가 악보, 1980년대까지 수업에 쓰던 환등기 등이 공개된다.
개교 이래 지금까지 이어온 3가지 규칙은 특히 시선을 끈다.
"첫째,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둘째,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돈은 절대 받지 않는다. 셋째, 수업은 존댓말로 한다."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운영 규칙)
옥 연구사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바로 알고 배우게 하려는 마음과 그때 세운 전통은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때 묻은 공책을 비롯한 각종 자료 등은 오랜만에 빛을 봤다.
1994년 '사회 공부를 잘해 보려고' 지원했다는 입학원서부터 국보 '성덕대왕신종'을 자세히 그려 넣은 일지, 수업 계획표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제34기 졸업생인 황일룡 씨가 기증한 공책은 처음 공개되는 자료라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각 자료에는 수업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박물관 관장실에서 경주여자중학교, 경주분관 금관고, 경주시립도서관 시청각실, 박물관 강당 등으로 장소를 옮겨온 역사가 묻어난다.
'경주박물관학교', '경주어린이향토학교' 등 이름이 제각각인 점도 눈에 띈다.
전시는 입학에서 수료까지 일련의 절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관람객들은 전시 내용을 설명하는 소책자 외에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제71기 특별반' 교육 교재를 보면서 체험 활동을 한 뒤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제21기 졸업생 출신인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은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유네스코(UNESCO)에서도 박물관 교육에 있어 선진적이고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함 관장은 "지난 70년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양한 자료, 기록 등을 수집하고 정리해 100주년이 되는 2054년까지 아카이브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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