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삼성전자 총파업, 절박함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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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절박한 쪽이 이긴다."
이 회장은 뭄바이 현지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치열한 승부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점유율 1위(19%)를 기록했지만, 비보(18%), 샤오미(17%) 등 중국 업체들과 각축을 벌이고 있어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지난 8일 총파업에 돌입한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파업이 2주 차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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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선거는 절박한 쪽이 이긴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국회를 출입하면서 정당 안팎의 사람들로부터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이다. 후보의 경쟁력과 공약은 기본 조건일 뿐, 후보 본인부터 보좌진, 캠프 자원봉사자까지 얼마나 일심동체로 절박한 마음으로 임하는지가 유권자를 움직이고 결국 승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인도 출장을 마치고 전날(14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서 그 단어를 들었다. 이 회장은 뭄바이 현지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치열한 승부근성과 절박함으로 역사를 만들자"고 했다.
인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5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1위(IMF), 국민 평균 연령 29세 등 성장 잠재력이 막대한 국가로, 삼성의 미래를 위해 놓쳐선 안되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점유율 1위(19%)를 기록했지만, 비보(18%), 샤오미(17%) 등 중국 업체들과 각축을 벌이고 있어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인도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1위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대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역시 세계 1위인 대만 TSMC와 점유율 격차가 50%포인트(p) 이상 벌어졌다. 생활가전과 TV 사업, 스마트폰 등 어느 하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사업이 없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지난 8일 총파업에 돌입한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 파업이 2주 차를 맞이했다. 노조원 전체에 대한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유급휴가 약속 이행, 성과급 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면서 생산 차질을 목표로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노동자 개인에게 임금과 복지는 당연히 중요하다. 그간 회사의 처우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런데 얼마나 절박한가. 반도체 생산 라인을 멈춰 회사에 막대한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고객사들의 신뢰 훼손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손해를 끼쳐야 할 만큼, 그렇게 해서라도 요구사항을 관철해야 할 만큼, 지금 절박한가.
안으로는 파업 참여율이 점차 떨어지고 밖으로는 사회적인 연대와 지지·응원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을 노조 집행부가 겸허하게 돌아봤으면 한다. 무려, 국내 최대 기업의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 이렇다. 사실, 근성과 절박함을 발휘할 곳은 수많은 업체와 무한 경쟁이 벌어진 글로벌 시장이다. 그들은 지금도 삼성전자 파업 뉴스를 살피며 숨죽여 웃고 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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