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 아파트 재건축 열리나…풍납미성 문화유산 심의 통과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2024. 7. 1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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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으로 지정돼 재건축 심의에 어려움을 겪던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지역 아파트 재건축이 탄력을 받게 됐다.

풍납토성 추정지역 안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던 풍납미성아파트가 이 일대에서 처음으로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으로부터 정비 계획을 허가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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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미성아파트 사진 *출처: 풍납미성 재건축 추진위
사적으로 지정돼 재건축 심의에 어려움을 겪던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지역 아파트 재건축이 탄력을 받게 됐다. 풍납토성 추정지역 안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던 풍납미성아파트가 이 일대에서 처음으로 국가유산청(옛 문화재청)으로부터 정비 계획을 허가받았기 때문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10일 진행된 사적분과위원회 심의에서 풍납미성아파트의 재건축 행위 허가 신청에 대해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풍납토성 아파트 중 최초다.

풍납미성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현재 4개 동, 11층, 275가구인 단지를 6개 동, 최고 23층, 411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새 아파트 착공 전 매장유산 시굴조사를 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업 중 매장유산이 출토되면 이를 어떻게 보존할 지도 국가유산청 심의를 받는다. 추진위 측 제시안대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재건축 추진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풍납미성아파트 위치, 아파트를 넓게 둘러싸고 있는 녹지가 현재 남아있는 풍납토성이다 *출처: 네이버지도 캡쳐
1985년 준공돼 올해 40년차인 풍납미성아파트는 지난 2021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바 있다. 용적률이 167%로 낮고 한강과 가까워 잠재력이 크지만 대한민국 사적 제11호로 지정된 풍납토성 유적지 안에 자리잡은 것이 재건축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서울 기준 국가유산 보호구역 100m 이내에 위치할 경우 유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 행위를 하려면 국가유산청 허가를 얻어야 한다.

송파구청과 추진위는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진행하던 중, 절차상 뒷단에 있지만 국가유산청 인가를 받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다. 국가유산청에 정비계획을 제출하고 심의를 먼저 받은 것이다.

특히 이번엔 국가유산청이 앙각 규정 등 기존의 규제를 고수하지 않고 유연하게 심의해 주목된다. 앙각 규정은 문화재 보호구역의 경계선 지점 높이에서 27도로 선을 그어, 그 공간에 위치하는 모든 건물이 그 아래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올림픽대로 세모 지붕 건물’로 유명한 풍납동 씨티극동 아파트도 이 앙각 규정 영향으로 특이한 외관을 갖게 됐다.

풍납미성도 주변에 사적으로 지정된 필지가 많아 기존 앙각 규정을 적용하면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조건부 허가를 얻어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기존 규정을 완화해 적용한 심의 결과”라 설명했다.

풍납미성의 첫 행보가 인근 단지들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풍납토성 내부에는 한강극동(1995년 준공), 동아한가람(1995년), 씨티극동(1998년) 등 재건축 연한을 채우는 아파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풍납미성 재건축이 일종의 준거가 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풍납미성의 재건축 필요성에 공감하며 조건부 가결이란 결과가 나왔다”면서도 “풍납토성 내 아파트는 개별 단지별로 위치도 다르고, 정비계획도 개별적으로 심의되는 것이어서 풍납미성의 기준이 다른 아파트 단지들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채갑식 풍납미성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재건축 절차상 후순위에 있는 문화재 관련 심의를 풍납토성 안에 위치한 아파트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선순위로 진행했다”며 “사적 안에 위치해 가장 어려운 과정으로 예상됐던 문화재 관련 심의 절차를 통과했기에 정비구역 지정 등 앞으로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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