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 시즌아웃 이어 윤영철까지 장기 결장… KIA, 이제 트레이드 선택 아닌 필수되나(종합)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한 턴만 쉬고 돌아왔으면 좋겠는데”라고 했지만, 검진 결과는 최악이었다. 1차 검진 결과가 그대로만 이어졌어도 악재인데, 오히려 더 심각한 부상이 발견됐다. 최소 3주는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고, 언제 복귀할지, 경기력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KIA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이었던 윤영철(20)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가운데, 이제 KIA의 트레이드 시장 문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KIA는 15일 윤영철의 재검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더 안 좋았다. KIA는 “지난 13일(토)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 도중 허리에 통증을 느껴 마운드를 내려왔던 윤영철이 오늘(15일) 더블 체크(세종스포츠 정형외과, 리온 정형외과)를 실시한 결과 척추 피로골절 소견을 받았다”면서 “3주 후 재검진 예정이며, 복귀 시점은 재검진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비보 중의 비보다. 윤영철은 13일 광주 SSG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을 가졌다. 경기 초반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 이후 보름 정도의 휴식일이 있었기에 힘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0-0으로 맞선 3회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윤영철이 아니었다. 불펜의 문이 열렸고, 임기영이 불펜카를 타고 마운드에 왔다. KIA 관계자는 “허리 근육에 통증이 있어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나중에 알려진 일이지만 윤영철은 허리 부위에 꾸준한 관리를 받고 있었다. 갑작스레 생긴 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트레이닝파트에서 면밀하게 관리를 했고, 이범호 KIA 감독도 보고를 받고 있었다고 했다. 곧바로 지정 병원으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받았고, 요추에 염증이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 KIA는 14일 윤영철을 말소했다. 그리고 15일 서울로 올라가 구단 매뉴얼대로 재검진을 받도록 했다.
이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다음 등판이 어려울 것 같아 말소를 시켰다. 주말이라서 더블체크를 완벽하게 한 뒤에 월요일에 확실한 답이 나올 것 같다”면서 “조금 안 좋아서 치료도 받았다. 다만 던지다 아프다라는 건 한 번도 없었다. 그 부분이 트레이닝파트에서 뭉침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하면 그럴 때마다 치료하고 던지고 그랬는데 근래에 조금 그랬던 것 같다. 15일 정도 등판을 안 했는데도 허리가 안 좋아서 내려온 것 보면 한 번 더 더블체크를 하고 가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긴장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래도 첫 소견은 염증이었다. 휴식과 주사 치료로 회복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 감독도 “한 턴만 빠지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그래도 열흘 뒤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묻어 나왔다. 하지만 15일 검진 결과에서 척추에 피로 골절이 발견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허리는 일상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3주는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 이후 재검진을 받아 골절 상태를 재확인한 뒤 그 다음 단계를 밟을 예정이다.
골절은 약이 없다. 뼈가 자연스럽게, 잘 붙기를 바라야 한다.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마땅치 않다. 산술적으로 3주 후면 8월 5일에나 재검진을 받는다. 3주 뒤 재검진에서 “운동을 해도 좋다”는 소견을 받아도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특히 윤영철은 선발 투수다. 빌드업 과정이 불펜 투수에 비해 길다. 불펜피칭, 라이브피칭 등 단계를 밟아 재활 등판까지 소화하면 또 1~2주가 금방 간다. 빨라야 8월 중·후반 복귀고, 늦으면 9월로 넘어갈 수도 있다. KIA는 그 기간 윤영철 없이 버텨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의 대체 선발로 김건국을 낙점했다. 올해 대체 선발로 투입된 경험도 있고,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윤영철과 비슷한 시점에 던졌다. 하지만 윤영철이 한 달 이상 결장이 예상됨에 따라 6~7경기를 소화할 선수를 찾아야 한다. 가뜩이나 KIA는 이의리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해 시즌을 접었다. 6번째 선발이었던 황동하가 현재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모든 팀들이 6~7번째 선발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그 6~7선발 퀄리티까지 담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KIA도 마찬가지다.
여러 대안을 생각해볼 수는 있다. 오프너 플러스 벌크가이 등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하는 ‘땜질’을 생각할 수도 없다. 그것도 1~2경기다. 게다가 불펜 상황도 지금 너무 힘겹다. 시즌 중 최악의 위기다. 정해영이 어깨 부상으로 빠져 있고, 최지민도 경기력이 불안해 2군으로 갔다. 곽도규도 경기력이 한창 좋을 때는 아니다. 장현식 전상현이 분전하고 있지만, 장현식도 지금 누적된 피로도가 상당하다. 실제 한창 좋을 때보다 최고 구속이 시속 2~3㎞ 떨어진 게 데이터로 명확하게 잡힌다. 나머지 선수들도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결국 누군가는 대체 선발이 나와야 한다. 먼저 기회를 얻을 김건국이 잘 던지면 계속해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불안하다면 베테랑 임기영 카드도 생각할 법하다. 임기영은 2022년까지는 선발로 뛰었다. 지난해 불펜으로 전향해 올해도 불펜으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을 때 팀 로테이션에 펑크가 생겼고 그때 60구 이상까지 빌드업을 진행했던 경험이 있다. 윤영철의 단기 대안은 무의미해진 만큼 이제 KIA도 장기 대안을 놓고 선택해야 한다. 2군에서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선수도 부족한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선수들 중 하나가 최종 낙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트레이드 가능성도 관심을 모은다. KIA는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정규시즌 1위를 달렸다. 5~6월까지만 해도 트레이드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잘 나가는 팀에 굳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시각이었다. 그러나 이의리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게 드러나고 있고, 뎁스가 많이 쌓인 것 같았던 불펜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절호의 한국시리즈 직행 기회다. KIA가 이런 상황에서 뭔가를 희생하더라도 외부에서 마운드 자원을 수혈할 가능성은 이론적으로 커지게 됐다.
그래서 16일부터 광주에서 열릴 삼성과 3연전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여기서 2위권 팀들과 격차를 벌릴 수 있다면 니름대로 여유가 생긴다. 현재 4.5경기차인데, 이 이상 벌어지는 건 잔여 경기 수와 현재 팀들의 물고 물리는 순위 싸움을 생각하면 쉽게 잡기 어렵다. 윤영철을 기다릴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KIA도 급해질 수밖에 없다. 7월 말까지인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생각하면 20일 이전에는 트레이드를 추진하든 안 하든 구단의 방향은 결정해야 한다. KIA의 이번 주 일주일 성적을 유심히 봐야 할 이유다.
다만 현재 트레이드 시장이 위축되어 있는 것은 변수고, KIA가 찾는 포지션에 매물이 한정적이라는 것도 문제다. KIA는 선발로 던질 수 있는 선수 혹은 셋업맨을 할 수 있는 선수를 원할 텐데 이런 매물은 어느 팀에나 귀하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 10개 구단 모두가 포스트시즌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매물들이 더 안 움직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트레이드를 성사하는 것조차도 어려운 환경에서 KIA가 선두 수성의 고비를 맞이한 셈이다. 이범호 감독, 심재학 단장 등 구단 수뇌부의 결단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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