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폐셜리포트] 배민, 수수료 인상…배달시장 대격변

변상근 2024. 7. 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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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이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배달앱 시장이 격변할 전망이다. 배민은 수수료 인상과 함께 내달 구독제 멤버십인 '배민클럽' 서비스도 시작한다. 배민은 최근 무료배달로 시작된 출혈경쟁에 대응해 중개수수료를 인상하고, 수익이 떨어지는 가게배달 업주를 지원해 배달 앱 생태계도 지속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반면 배민이 모회사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수익에 중점을 두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업계 1위 사업자로서 최저 중개수수료로 지속가능한 배달 생태계를 키우던 배민이 치열한 경쟁으로 본연의 가치를 사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민, 중개수수료 9.8%로 인상…쿠팡과 정면승부

배민은 다음 달 9일부터 배민1플러스 대상 배달 중개 수수료를 주문 금액의 9.8%로 인상한다. 기존 중개수수료인 6.8% 보다 3%포인트(P) 인상된 금액이다. 202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배달 중개수수료율을 조정했다.

배민이 요기요의 중개수수료(12.5%)보다는 낮고, 쿠팡이츠의 중개수수료와 같은 수준이다. 배민은 그간 업계 최저 수준 중개수수료를 유지했지만 최근 무료배달 경쟁이 벌어지는 자체배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요금제를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의 중개 수수료를 바탕으로 배달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계획이다.

배민은 자체배달 서비스인 배민1플러스의 중개수수료를 인상한 대신 '가게배달'의 '오픈리스트' 수수료는 주문 금액의 6.8%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또한 배민1플러스 업주부담 배달비는 기존 2500~3300원에서 내달 9일부터 1900~2900원으로 할인한다. 가게배달에서 '울트라콜' 광고에 대해서도 배민배달을 동시에 사용하고 가게배달 월 주문 수가 50건 미만인 업주에 대해 월 광고비의 20%를 환급하는 등 방안을 제시했다. 포장 주문 중개 수수료는 기존 6.8%에서 3.4%로 절반으로 인하하는 등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적용했다. 수익성을 확보하면서도 배달 앱 생태계를 키우고, 사업 전반을 조정하고 재검토한 셈이다. 배민은 이번 요금제 개편을 상당 기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클럽, 내달 말 출격…구독경쟁 시작

배민은 다음 달 구독제 멤버십인 '배민클럽'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배민클럽은 배민이 시작한 첫 구독서비스로 무료배달과 함께 다양한 커머스 혜택을 망라했다. 구체적으로 배민클럽 표시가 있는 가게에서 알뜰배달의 경우 배달비 무료, 한집배달은 배달비 할인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다. 쿠폰 중복할인, 장보기·쇼핑 쿠폰팩, 인기 브랜드와 롯데시네마 등 제휴 혜택을 제공한다.

경쟁사인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일찌감치 구독제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쿠팡의 강력한 와우 멤버십을 기반으로 무료배달을 내세워 배달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무료 배송·직구, 무료 반품 등 커머스 혜택에 무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쿠팡플레이 등 강력한 혜택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3월26일 이후로는 배달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요기요는 지난해 5월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시작하면서 '배달요금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월 구독비 2900원으로 횟수제한 없이 무료배달과 함께 중복할인을 제공하는 등 혜택을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동한 '요기패스X with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했다. 이 멤버십은 출시 1주일만에 구독자가 15만명을 돌파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 과반을 넘게 점유한 배민이 구독제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배달시장 출혈경쟁 탈피 vs 모회사 DH 영향?

배민은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리잡았다. 배달 시장의 과반을 넘게 점유하면서 '배달 앱=배민'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쿠팡이츠가 무료배달을 기반으로 서울·수도권에서 배민과 비슷한 수준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위협을 느끼고 있다. 업계 1위인 배민도 수익성 확보로 실탄을 마련하면서 소비자 호응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배달 시장의 출혈경쟁에 배민도 '부득불(不得不)'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배민 관계자는 “작년부터 배달시장 경쟁이 치열했고, 지난 3월 이후 무료배달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배달 중개) 수수료율도 (경쟁사에 비해) 낮아 구조적으로 불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요금제 개편의 이면에는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DH는 2019년 배민을 인수했다. 이후 배민은 2022년 영업이익 4241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6998억원을 냈다. 작년에는 모기업에 4127억원을 배당했다.

전문가는 국내 배달 생태계를 키우던 배민이 지나치게 수익성만 추구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클럽과 관련해 (우아한형제들) 내부에서도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배민이 (배달시장에서) 영향력은 있지만 단순히 배달 혜택만 주는 멤버십을 얼마나 좋아할 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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