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후 똘똘 뭉치는 공화당…'앙숙' 헤일리도 연단 선다

송지유 기자 2024. 7. 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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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트럼프, 부상에도 예정대로 전당대회 참석…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서 나흘간 진행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총격 부상을 입은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지지자들의 집회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캘리포니아주 헌팅턴비치에서 열린 트럼프 지지 집회/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도중 총격 부상을 입고도 예정대로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한다. 공화당은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TV토론·피격사건 등으로 기세가 오른 '트럼프 대세론'을 굳힌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사이가 멀어졌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대사를 전당대회에 초대하는 등 '통합' 이미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중도층 포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 이미지 강조…'트럼프 대세론' 굳힐 듯
미 공화당은 오는 15~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의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AFPBBNews=뉴스1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AP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미 공화당은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할 예정이다.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지명, 주요 공약·정책 비전 제시 등도 이 기간 이뤄진다.

공화당이 전당대회에서 다룰 주제는 △15일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경제)' △16일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이민·범죄)' △17일 '미국을 다시 강하게(외교·안보)' △18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국정 전반) 등이다. 전당대회 3일차인 17일엔 부통령 후보 발표와 수락 연설, 마지막 날인 18일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 연설이 계획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어제의 끔찍한 일로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 했지만 총격범이나 암살용의자가 그 어떤 것도 강제로 바꾸게 할 수는 없다"며 "나는 계획대로 오후 3시 30분 밀워키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오른쪽 귓가에 상처를 입었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중후반부에나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총격 사건 직후 '부상도 이겨낸 강한 트럼프'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전당대회 초반부터 등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보수 언론매체인 워싱턴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이번 피격 사건은 미국 전체를 넘어 전 세계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라며 "전당대회 연설 방향은 총격 사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AP=뉴시스

공화당은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외치며 더 단단하게 뭉치는 정당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SNS를 통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단결해 미국인으로서 진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미국 보수 언론매체인 워싱턴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이번 피격 사건은 미국 전체를 넘어 전 세계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라며 "전당대회 연설 방향은 총격 사건 이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이 도운 트럼프' 중심으로 보수 대결집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으며 사이가 멀어졌던 헤일리 전 대사도 이번 전당대회에 초대를 받아 연단에 오른다. /AP=뉴시스
공화당 경선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으며 사이가 멀어졌던 헤일리 전 대사를 이번 전당대회에 초청, 연설을 맡긴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 3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퇴하면서도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 헤일리는 이후에도 공화당 내 중도·반트럼프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로 트럼프와 거리를 유지해 왔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피격 사건이 극심한 정치 분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공화당이 발 빠르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헤일리 전 대사도 당의 구심점이자 차기 대통령에 한 발 더 다가선 트럼프와 협력해야 향후 정치 행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스트(WP)·폭스뉴스 등은 "공화당이 총격 사건 이후 트럼프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며 "헤일리도 당의 단합을 위해 전당대회 연단에 오르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총격으로 부상을 입고도 전당대회 참석 등 대선 행보를 멈추지 않은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지지자들이 모여 피켓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뉴스1

총격 사건 직후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전례 없는 흥행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암살 시도에도 살아 남은 '신이 도운 트럼프'를 중심으로 보수 대결집이 이뤄지는 현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양한 이벤트에 대한 예측 베팅 사이트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이날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은 60%에서 71%까지 크게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뛸 부통령 지명도 유권자들을 자극할 관전 포인트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이번 전당대회 연사 명단에 올라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연단에 선다. 이밖에 극우 논객 터커 칼슨, 래퍼 앰버 로즈,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 격투기 단체 UFC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나 화이트 등도 연설자로 나선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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