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 공세 속 ‘실속’ 챙긴 G마켓…충성고객 ‘시그널’ 확보한 배경은
가전·디지털이 주력 카테고리…멤버십·서비스 손질해 충성도 강화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 G마켓이 실속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결제액 부분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입증한 것이다. 일명 'C커머스'로 불리는 알리 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이 이용자를 급격히 늘려가는 상황에서도, 결제액을 통해 고객들의 충성도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가전·디지털 주력 플랫폼으로 각인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韓커머스, 1인당 결제액에서 선방
지난해부터 C커머스는 한국에서의 보폭을 본격적으로 넓혔다. 시장에 위기가 감돈 것은 알리와 테무의 이용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다. 지난 5월 알리와 테무의 월간 이용자 수(MAU)가 각각 2, 4위를 차지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큰 변화를 마주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업계는 월간 이용자 수가 아닌 거래액이나 결제액이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중요한 지표라고 강조해왔다. 플랫폼 방문이 결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성적을 살펴보면, 국내 업체들은 '1인당 결제액'에서 선방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4~6월 기준 1인당 결제추정액은 G마켓·옥션이 16만7202원으로 가장 많았고, 티몬(16만3754원), 쿠팡(14만1867원)이 그 뒤를 이었다. 알리(3만4547원)과 테무(7110원)는 1인당 결제액이 최하위를 기록해,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1인당 결제추정액은 플랫폼별 전체 결제추정액을 활성 이용자 수로 나눈 것이다. 곧 충성도 높은 고객의 구매 활동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용된다. 업계는 특정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보유한 플랫폼이 1인당 결제액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플랫폼에서는 실제 결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뢰도·배송 중요한 분야서 강점
특히 G마켓의 경쟁력은 디지털·가전 카테고리에서 나온다. 지난해 10월 데이터 분석 서비스 이데리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G마켓의 디지털·가전 판매 점유율은 43.6%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중 1위였다. 디지털·가전 카테고리의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고가이기 때문에,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도 부분에서 아직 점수를 획득하지 못한 C커머스들이 발을 들이기 어려운 분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G마켓은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배송 속도를 올리면서 C커머스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LG전자와 협력해 예약설치 서비스를 오픈했다. 주문시 원하는 설치 날짜를 미리 설정할 수 있게 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디지털·가전제품에 대한 수요는 연중 최대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지난 5월 빅스마일데이 행사 실적 역시 로보락 로봇청소기를 필두로 LG에어컨, 삼성 냉장고 등 고가의 가전 제품이 견인했다. 행사 첫날 거래액은 1130억원에 달했다. G마켓에 따르면, 이는 알리의 월평균 결제추정액(2700억원)의 40%가 넘는 규모이고, 테무의 1분기 결제추정액(911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충성고객 확보 위해 '가격 공개' 등 서비스 강화
G마켓은 '수익성 강화'와 '충성고객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G마켓의 새 수장이 된 정형권 대표는 알리바바코리아 출신으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효율화해야 하는 과제를 넘겨 받았다.
최근 G마켓은 경쟁력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개편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먼저 상품 검색 서비스 '판매인기 베스트10'을 선보이면서 컴퓨터와 디지털·가전, 가공식품 카테고리에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디지털·가전의 경우, 화면 크기, 채널, 해상도 등 부가 정보를 안내하는 등 검색 내용을 차별화했다.
구매하려는 상품이 얼마나 저렴한 수준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가격인하 시그널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제품의 가격이 30일 내 평균 가격과 최저가 사이, 하위 70% 이하가 되면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G마켓 관계자는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알리고, 최적의 구매 시점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최저가로 가격이 저렴해지면 안내하는 서비스도 7월 말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다음 달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비 인상을 앞두고, 이탈 고객을 잡기 위한 멤버십 강화 움직임도 포착된다. G마켓은 최근 유료 멤버십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쿠폰 혜택을 강화했다. 기존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제공하던 12% 할인 혜택을 15%로 높이고, 최소 구매 금액도 없앴다. 1000원 쿠폰 2매 제공 혜택을 10% 쿠폰 2매 혜택으로 전환해 혜택의 범위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혜택을 극대화하면 구매 단가가 높은 충성고객 확보에 도움이 된다"며 "디지털 등 주력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충성고객을 늘린다면 이는 수익성 개선과도 연결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