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운전자 과실 무게…경찰 "조만간 수사 마무리"

국과수 감정 결과 "운전자, 가속 페달 90% 이상 밟아"

15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1일 국과수로부터 시청역 사고 관련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 국과수는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 과실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9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돌진 사고 원인을 운전자 과실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운전자 차모(68) 씨를 추가 조사한 뒤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5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1일 국과수에서 시청역 사고 관련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 국과수는 차량 결함이 아닌 운전자 과실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는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차 씨가 가속 페달(액셀)을 90% 이상 밟았다는 취지의 감정 결과를 보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차 씨가 브레이크를 밟았는지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은 가로등이나 건물 빛이 반사돼 보이는 난반사 혹은 플리커 현상일 것으로 판단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EDR) 하나만이 아니라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도 결정적인 분석이 몇 가지 나왔다"며 "구체적인 결과는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이지만 전반적으로 실체적인 진실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입원 중인 차 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진술 내용과 국과수 감정 결과를 종합,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조 청장은 "차 씨를 추가 조사하면 마무리할 것 같다"며 "운전자 대상으로 확인한 뒤엔 더 이상 수사할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차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 18길을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들이받고 BMW와 소나타 차량을 잇달아 추돌했다. /박헌우 기자

현재 차 씨는 갈비뼈가 골절된 상태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차 씨는 이날 병원 입원 기간이 만료돼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될 예정이다.

차 씨는 지난 4일과 10일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계속해서 주장했다. 또 "세종대로 18길이 초행길이었으며 일방통행인 줄 모르고 진입했다"고 진술했다.

차 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26분께 시청역 인근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 18길을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로 돌진,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들이받고 BMW와 소나타 차량을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보행자 9명이 숨졌다. BMW와 소나타 운전자를 포함한 5명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시청역 사고 희생자 모욕성 글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모욕성 글을 놓고 간 사람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쳤고 인터넷상에 댓글로 모욕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하철 시청역 8번 출구에서 약 45m 떨어진 인도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희생자를 조롱하는 쪽지를 놓고 간 20대와 40대 남성 2명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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