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송 참사’는 인재… 국민 안전 지키는 게 국가 존재의 이유”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로 출마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청주 오송지하차도 참사’ 1주기를 맞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정치와 국가의 존재 이유”라며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오송 참사는 명백한 ‘인재(人災)’”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방이 넘치려 한다’는 시민들의 외침은 무시당했고, 당국은 홍수 경보에도 지하차도의 차량을 통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직 자력으로 폭풍우를 헤치고 ‘각자도생’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국가가 국민 지킬 책임을 다했다면, 1년 전 오송의 7월15일은 비가 많이 왔던 평범한 하루로 기억됐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평범한 일상이 폭우에 휩쓸려가는 사이 국가는 없었다”고 적었다.
계속해서 “온전한 진상규명과 확실한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만, 다시는 사랑하는 가족을 허망하게 떠나보내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상 기후로 인한 폭우가 일상이 된 만큼 더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안전 살피기에 정부의 역량 총동원을 주문한 이 전 대표는 “그날의 참혹했던 기억으로 빗방울 소리에도 쉬이 잠들지 못하실 생존자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7월15일 미호강 임시 제방이 터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궁평2지하차도로 하천수가 대량 유입돼 지하차도 안을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시민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당시 미호강 임시 둑 부실공사, 하천 정비사업 중단 등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검찰은 참사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하천 제방 공사 담당자들과 부실 대응으로 화를 키운 공직자 등 모두 42명을 법정에 세웠다. 참사 발생 159일 만에 구속기소 된 현장소장은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징역 7년6개월, 감리단장에게는 징역 6년 형이 내려졌다.
검찰은 하천 수위가 지하차도 통제 기준에 도달했음에도 차량 통제를 하지 않거나, 지하차도 긴급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있었는데도 미흡하게 대처하는 등 사고 당시 부실 대응한 관계 기관 공무원들을 수사해 충북도청, 청주시청, 금강유역환경청 공무원, 경찰·소방관 등 총 40명을 차례로 재판에 넘겼다.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등의 기소 여부도 관심사다. 희생자 유족과 생존자, 시민단체 등은 지난해 김 지사와 이 시장 등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시민재해)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 4월과 5월 이 시장과 김 지사를 소환 조사했다. 다만, 기관장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사례가 없는 등 법적 근거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 단죄가 어려울 거라는 관측이 일부에서 나온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0일 충북 청주시에 이는 미호강 국가하천 정비현장과 궁평2지하차도 복구사업 현장을 함께 살피고, 미호강 정비현장에서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로부터 정비사업 추진현황을 보고 받고, 여름철 수해 대책을 점검했다.
이 장관은 “정부에서 마련한 대책들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 및 지자체와 함께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고, 한 장관도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철 집중호우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하천 안전대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홍수기에는 관계기관과 더욱 긴밀하게 협업해 수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송 참사 이후 지하차도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했다.
지하차도가 15㎝ 이상 침수되거나, 인근 하천이 범람할 우려가 있는 경우 관리주체가 즉시 지하차도를 통제하도록 통제기준을 신설했다. 지하차도 진입차단 시설 설치 대상을 기존 16곳에서 431곳으로 대폭 확대했다. 올 연말까지 431곳 중 285곳의 설치가 완료된다. 배수펌프 등 전기설비를 사전에 점검하고, 침수 우려가 있는 지하차도는 담당자를 지정해 호우 시 상황관리를 강화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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