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분기 성장률 급락… 3중전회 돌입한 시진핑, 부담 한가득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7. 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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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분기 GDP 전년比 4.7% 증가… 전망치 밑돌아
6월 소매판매 17개월만 최저치, 내수 부진 가속화
부동산 침체도 지속… 수출은 하반기 하락 가능성
오늘 3중전회 시작, 시진핑 내놓을 경제정책 주목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수년째 이어지는 부동산 침체로 경제 곳곳이 타격을 받은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심화하면서다. 당장은 수출이 중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무역 장벽을 강화하고 있어 하반기부턴 꺾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 중국 정부가 내세운 경제성장률 목표치(5.0% 안팎)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이날 중장기 경제정책방향 논의에 돌입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담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이같은 성장률은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1%에 못 미치는 수치다. 이로써 상반기 누적 GDP 성장률은 5.0%로 1분기(5.3%) 깜짝 성장분을 일부 반납하게 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5.0% 안팎) 달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래픽=정서희

이번 2분기 GDP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중국 경제의 회복 모멘텀이 급속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더 잘 드러난다. 전 분기 대비 2분기 성장률은 0.7%로 1분기 1.5%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전문가 예상치(1.1%) 역시 밑돌았다. 국가통계국은 2분기 부진에 대해 폭우 및 홍수와 같은 극심한 기상 조건 영향이 컸다며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고, 국내 수요 부족이라는 문제가 남아있다”라고 했다.

실제 내수 부진이 2분기 성적을 끌어내린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 예상치(3.4%)를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2022년 12월(-1.8%) 이후 17개월 만의 최저치다. 레이먼드 영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의) 대체 계획(헌 자동차·가전을 교체할 경우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 정책)은 지출을 늘리는데 실패했다”라며 “고용주가 급여를 삭감하고 있고, 청년 실업률도 높아 가계는 앞으로도 (소비에) 소극적일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6월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4.5% 하락해 5월(-3.9%)보다 악화됐고, 2015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부동산 부문은 호황기 시절 전체 GDP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주요 성장 동력이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부동산 위기는 앞으로 몇 년간 중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인해 가계의 자산 가치가 하락해 소비 위축이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건설·철강·운송·금융 등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연관 산업의 침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당장 성장을 기대할 곳은 제조업뿐이다. 중국 제조업은 저가 제품을 대량 생산해 전 세계에 공격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5.0%)를 뛰어넘었다. 지난 19일 발표된 수출 역시 8.6% 늘어나 시장전망치(8.0%)와 전달(5월) 수출 증가율 7.6%를 모두 상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하반기엔 꺾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의 ‘과잉 공급’이 전 세계 산업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을 상대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다.

15일 중국 베이징 중심 상업지구./AP 연합뉴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위태로워지면서 시 주석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나흘 간의 일정으로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는 중장기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이미 중국은 당장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대규모 부양책 등 ‘극약 처방’보다는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 등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날 실망스러운 수치로 시 주석과 다른 고위 관리들이 중국 경제의 장기적 비전을 논의할 3차 회의는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라며 “경제학자들은 4일간의 3중전회 동안 부동산 침체에 대처하고, 기술 자립을 촉진하고, 지방 재정 부담을 완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3중전회 회의 결과는 폐막 이후 발표된다. 여기서 나온 굵직한 경제정책방향을 토대로 이달 말 정치국회의에서 구체적 정책을 수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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