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신작 ‘폭군’ OTT서 4부작 드라마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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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를 만든 박훈정 감독의 새 작품 '폭군'은 애초 영화였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훈정 감독은 "영화로 준비해서 촬영했는데 드라마로 공개하게 됐다. 오티티가 생기면서 공개 매체가 다양해진 요즘엔 이런 것도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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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를 만든 박훈정 감독의 새 작품 ‘폭군’은 애초 영화였다. 극장 개봉을 목표로 지난해 촬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폭군’은 영화관이 아닌 다음달 14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다. ‘사냥의 시간’(2020) 등 극장 개봉 예정작이 오티티에서 공개된 적은 있지만, ‘폭군’은 좀 이례적이다. 디즈니플러스와 계약하면서 영화가 아닌 4부작 드라마로 바뀌었다. 15일 오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훈정 감독은 “영화로 준비해서 촬영했는데 드라마로 공개하게 됐다. 오티티가 생기면서 공개 매체가 다양해진 요즘엔 이런 것도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폭군’은 대한민국 정보기관에서 만든 베일에 싸인 ‘폭군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샘플이 사라져 벌어지는 추격 액션 스릴러다. 폭군 프로그램을 지키려는 설계자 최 국장(김선호)과 샘플 탈취를 의뢰받은 기술자 자경(조윤수), 폭군 프로그램 관련자들을 제거하려는 청소부 임상(차승원), 그리고 폭군 프로그램을 어떻게든 파괴하려는 추격자 폴(김강우) 등이 나온다. 차승원은 “모든 캐릭터들이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하게 나아간다”고 했다. 김선호는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이 어떤 목적을 향해 달려가면서 서로 부딪히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러 캐릭터가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리는 것. ‘폭군’이 드라마로 탈바꿈된 이유다. 지난해 오티티 첫 16부작 드라마 ‘무빙’의 성공 이후 오티티 업계는 인물의 서사를 충분히 담아내는 데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오티티 드라마는 서사는 생략하고 상황과 캐릭터 중심으로 흐르는 게 특징이었다. ‘폭군’ 제작사 관계자는 “‘폭군’에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들려주려면 드라마가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폭군’은 영화에서 드라마로 바뀌면서 인물의 서사 등을 더했다.
영화 시장의 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천만 영화가 두편이나 나왔지만 중박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흥행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며 한국 영화 성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폭군’ 같은 영화는 ‘중박’을 내야 하는데, 요즘 영화 시장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티티에서 드라마로 내보내며 더 많은 이들에게 공개하는 게 안전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폭군’은 국외 오티티 훌루에서도 공개된다. 극장 개봉 한달 반만 지나면 오티티에서 공개되는 상황까지 더해져 ‘중박’ 작품들의 극장 개봉은 더욱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플랫폼을 정해놓지 않고 작품을 만든 뒤 매체에 따라 편수 등을 조절하며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은 요즘 업계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드라마는 단순히 2시간짜리 영화를 길게 늘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갑작스러운 변화가 작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종영한 ‘삼식이 삼촌’도 애초 10부작을 16부작으로 늘리며 오히려 지지부진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훈정 감독도 “드라마를 처음 해봐서 드라마만의 긴 호흡을 메우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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