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리오넬 메시가 경기 도중 빠졌지만 정상에 선 건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 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콜롬비아를 1-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시끄러웠다.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몰렸고, 일부 콜롬비아 팬들은 담을 넘어 경기장에 들어가려는 일까지 발생했다. 결국 안상의 문제로 경기 시작 시간은 1시간 넘게 지연됐다.
두 팀 다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는 충분했다. 세계랭킹 1위 아르헨티나는 직전 2021 코파 아메리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이다. 이번 대회마저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3연패 업적을 쌓을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서 3전 전승으로 A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에콰도르, 캐나다를 차례대로 물리치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세계랭킹 12위 콜롬비아는 2001년 이후 23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두 번째 우승에 도전했다. 조별리그 D조 2위로 8강에 올라 파나마, 4강에서 우루과이를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총 12골로 팀 득점 1위에 올라있었다.
리오넬 메시가 있는 아르헨티나는 세계최강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보면 콜롬비아도 만만치 않았다. 2022년 3월 이후 패배가 없었다. 무려 28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했다.
양 팀 에이스는 메시와 로드리게스. 메시는 코파 아메리카 역사상 최다 출전 경기를 기록(39경기)하며 역사를 썼다. 이번 대회가 마지막 코파 아메리카일 가능성이 높아 메시의 '라스트 댄스'로 불렸다.
로드리게스는 이번 대회 5경기 6도움으로 콜롬비아 공격을 이끌었다. 6도움은 코파 아메리카 단일 대회 역대 최다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5도움의 메시가 갖고 있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을 꺼냈다.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스가 투톱을 이뤘다.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 엔조 페르난데스, 로드리고 데 폴, 앙헬 디 마리아가 중원에 배치됐다. 포백은 니콜라스 탈리아피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곤살로 몬티엘이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꼈다.
콜롬비아는 4-2-3-1 포메이션을 썼다. 최전방 공격수로 혼 코르도바, 뒷선에 루이스 디아스, 하메스 로드리게스, 혼 아리아스가 자리했다. 중원은 헤페르손 레르마, 리차르드 리오스가 포진됐다. 요한 모히카, 카를로스 쿠에스타, 다빈손 산체스, 산티아고 아리아스가 포백을 이뤘다. 골문은 카밀로 바르가스가 지켰다.
전반은 콜롬비아가 경기를 주도했다. 볼 점유율에서 52%로 앞섰고, 유효 슈팅 수도 4-1로 우위였다.
다만 득점은 없었다. 아르헨티나도 콜롬비아를 상대로 고전했다.
후반 아르헨티나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아르헨티나의 절대적인 에이스인 메시가 후반 18분 쓰러진 것이다.
메시는 고개를 흔들었다. 오른쪽 발목 부상이었다. 그의 몸 상태를 본 의료진은 교체 사인을 냈다.
니콜라스 곤잘레스가 메시 대신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벤치로 들어간 메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며 펑펑 울었다. 다친 오른쪽 발목은 크게 부어올랐다.
후반에도 두 팀의 소득 없는 공방전은 계속됐다. 아르헨티나에서 득점이 나왔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팀 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전후반 90분이 다 지나도록 0-0 무승부가 이어졌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갔다.
교체로 들어갔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아르헨티나 해결사였다. 시작은 역습이었다. 연장 후반 7분 중원에서 아르헨티나가 태클로 콜롬비아의 공을 뺏었다.
콜롬비아 수비가 갖춰지기 전에 아르헨티나가 공격 작업을 서둘렀다. 마르티가 침착하게 마무리까지 지으며 0의 균형이 깨졌다.
메시는 벤치에서 환호했다. 1-0 아르헨티나 리드는 끝까지 유지됐다. 아르헨티나가 코파 아메리카 통산 16회 우승으로 남미 최강 지위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