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이후 원·달러 환율 ‘쑥’… “당분간 시장 변동성 확대”
3년물 국채는 소폭 약세… “日 휴장 영향”
트럼프 당선 가능성 높아져…强달러 심화
“美 금리 내린다”… ‘장기적 약세’ 주장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처음 열린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피격으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과 미국 달러,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쏠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트럼프는 대통령 1기 시절에도 관세를 올리는 보호무역 정책을 펴 강(强)달러 흐름을 부추긴 바 있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저녁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중 총격을 받아 총탄이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상처를 입었다. 총격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됐지만, 유세장을 찾았던 시민 한 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 국금센터 “金·円·달러 매수세 거세질 듯”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시장에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국제금융센터는 ‘트럼프 피격 사태에 대한 해외시각 점검’ 보고서를 내고 트럼프 피격 사건으로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시아 시장 개장 직후 금과 엔화, 미국 달러·국채 매수세가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가 안전자산 쏠림 현상을 전망한 것은 이번 사태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높였다고 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은 트럼프의 정치적 순교자 이미지가 강화돼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암살미수 사건 이후 수개월간 지지율이 약 8%포인트(p) 상승한 바 있다.
실제로 예측시장에서 트럼프의 대선 승리 확률은 크게 올랐다. 암호화폐 기반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 확률을 70%로 보고 있다. 피격 사건 전에는 이 확률이 60%였는데, 사전 직후 70%로 급상승했다. 또 다른 예측 사이트인 프레딕트잇에서는 트럼프의 승리 확률이 전날 60%에서 66%로 높아졌다.
트럼프 피격 영향은 국내 외환시장에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15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9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1377원에 개장한 뒤 2시간 만에 5.9원 오른 것이다. 전 거래일(12일) 오후 3시30분 종가 1379.6원보다는 3.3원 높다.
다만 국채 시장에서는 아직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모습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7분 현재 국채 3년물 금리는 3.101%를 기록하고 있다. 9시 33분쯤 3.0860%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소폭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그러나 전 거래일 종가 3.101%와 같아 상승 폭이 크지 않다.
◇ “트럼프 당선, 국내 금융시장에 약세 압력 줄 수도”
전문가들은 피격 사건 자체보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오늘은 일본시장이 휴장이고 미국시장도 아직 열리지 않아 국내시장이 트럼프 피격 사건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오지는 않은 모습”이라면서도 “앞서 트럼프가 우세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한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바 있어 국내 외환·채권시장에 약세압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지수(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가 오르면서 그에 연동돼 오르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이 4개월쯤 남은 가운데 이번 사건이 트럼프의 지지율을 높이는 쪽으로 해석이 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트럼프의 보호주의 정책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미국 장기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달러 강세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피격 자체가 시장의 흐름을 변화시킬 정도의 큰 이벤트는 아니다”라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변동성은 분명히 있겠지만 어느 쪽으로 흐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 나오는 여러 정책에 따라서 시장의 흐름이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6월 물가지표가 내림세를 보인 점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식품·에너지·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하면서 5월(3.3%)보다 둔화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 미국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수요를 높여 미국 달러가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피격 등 정치적인 이벤트가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하하면 달러는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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