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보단 ‘맛’…제주 노지감귤, 당도 10브릭스 넘으면 유통 OK’

제주도, 감귤 유통 조례 개정안 입법 예고
당도 10Brix 넘으면 기준보다 크거나 작아도 유통 가능

제주도 제주시에 있는 한 노지감귤 과수원.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당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기존 크기에 따라 비상품으로 분류되던 감귤도 상품으로 유통될 길이 열린다.

제주도(도지사 오영훈)은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제주도 감귤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수급관리운영위원회 협의를 거쳐 도지사가 고시한 당도 10브릭스(Brix) 이상 노지감귤은 크기에 상관없이 상품으로 인정된다.

노지감귤 상품 기준은 지름 49㎜ 이상 70㎜ 이하 또는 무게 53ｇ 이상 135ｇ 이하로 이 범위에 들지 못하는 감귤은 비상품으로서 유통이 제한된다. 이에 맛이 좋은데도 상품 기준 탓에 버려지는 감귤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으며, 도는 개정안에 당도 관련 예외 조항을 추가해 비상품에 해당하는 감귤이라도 당도가 높다면 상품으로 유통되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지역 농업계는 이 같은 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례 개정으로 규격 외 감귤 유통이 가능해지면 농가 스스로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소비자도 각자 취향에 맞는 감귤을 골라 구매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태범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 감귤지원단장은 “유통 자율권 확대를 요구하는 농가 목소리와 모양보다는 맛을 중요시하는 최근 소비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개정안에는 이 밖에도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에 더해 ‘카라향’ 상품 기준을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상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감귤을 ‘비상품 감귤’로 칭하던 것을 앞으로는 ‘상품외 감귤’로 바꿔 부르기로 했다.

도는 개정안에 관한 의견을 이달 30일까지 국민신문고 온라인공청회를 통해 접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