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만원 넘겼는데…노사 모두 ‘한숨’ [친절한 뉴스K]
[앵커]
내년도 최저임금이 만 30원으로 결정됐죠.
시간당 만 원을 처음으로 넘겼다는 의미를 갖는데요.
그런데도, 노동계와 경영계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 속사정을 친절한 뉴스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만 30원', 내년 최저임금입니다.
올해 9,860원보다 170원 늘었습니다.
월급으로 따지면, 209만 6,270원입니다.
제도 도입 37년 만에 시간당 만 원을 처음 넘겼는데요.
어쩐지 노사 모두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오랜 염원이던 '시간당 만 원' 고지를 넘은 노동계.
하지만 실질임금을 생각하면 만족하기 어렵습니다.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마트 배달 노동자/음성변조 : "(1만 30원) 충분하지 않다고 봐요. 요즘 화폐가치가 너무... 마트 가서 장 봐도 다들 힘들다고."]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7%
코로나19가 유행하며 경기가 침체됐던 2021년 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칩니다.
반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6%에 달합니다.
임금도, 일자리도 걱정입니다.
[카페 직원/음성 변조 : "아무래도 (최저임금이) 이게 오르면, 사람을 쓰려고 하는 게 많이 줄다 보니까..."]
경영계도 한숨을 숨기기 어렵습니다.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이미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겁니다.
5년 사이 직원 3명을 줄인 고깃집.
이제 5명 남았는데, 4명은 가족입니다.
[김윤길/고깃집 10년 운영 : "제 처하고 그 다음에 아이들 중에서, 처제도 와서 도와주고 있고. 만 원대가 넘어가면 굉장히 이제 심리적으로도 압박을 많이 받죠."]
자리를 지키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 편의점주는 하소연부터 했습니다.
[편의점주/음성변조 : "하루에 한 14시간 정도 15시간 할 때도 있고. 아르바이트를 쓰는 것 자체가 좀 많이 힘들어요. 이게 최저임금 오르면, 공장 노동 근로자들도 임금이 올라가다 보니까 식품 회사에서 저희한테 받는 비용도 높여요."]
최저임금은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현행 26개 법령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실업급여, 출산휴가급여 등 다양한 정책에 폭넓게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도 최저임금위원회는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매년 빠듯한 일정에 쫓기며 마치 시장에서 물건값을 흥정하듯이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올해 최저임금도 지난 9일 노사의 최초안이 제시된 뒤 나흘 만에 속전속결로 결정됐습니다.
충분한 논의가 부재된 가운데, 이번에도 결론은 합의가 아닌 표결로 이뤄졌습니다.
[이인재/최저임금위원장/지난 12일 : "최종안이 끝까지 좁혀지지 않아서, 노·사·공이 모두 만족하는 합의를 끌어내지 못한 점이 상당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젠 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저임금위원회 내부에서도 나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를 ‘상설기구화’해 충분한 논의를 이어가거나, 물가상승률 등 경제 지표를 활용한 객관적인 결정 계산식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노사공 모두 합의한 최저 임금은 단 7차례뿐.
최저임금 시간당 만 원을 넘어선 만큼 제도 개선 논의가 시작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래픽:정예지/영상편집: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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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ykb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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