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목마른 디즈니, '폭군'이 심폐소생할까 [종합]

김소연, 변성현 2024. 7. 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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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이 디즈니 플러스의 새 흥행작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 ' 제작발표회가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진행됐다. 연출자인 박훈정 감독과 배우 차승원, 김선호, 김강우, 조윤수가 참석해 제작 후일담을 전하며 '폭군'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폭군'은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추격 액션 스릴러다. 범죄 누아르의 새 지평을 연 영화 '신세계'부터 한국 영화에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여성 캐릭터와 독창적인 초능력 액션으로 수많은 팬덤을 양산한 '마녀' 시리즈, 그리고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감성 누아르 '낙원의 밤'까지 양한 작품을 통해 수위 높은 장르적 쾌감을 선사하는 연출 스타일과 자신만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해 온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다.

그동안 영화로만 접할 수 있던 박훈정 감독의 독보적인 세계관을 4개의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 게임 스테이지처럼 펼쳐지는 점층적인 스토리 전개와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해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훈정 감독은 첫 시리즈물을 마친 소감으로 "처음으로 다른 매체 작업을 했는데 힘들었다"며 "드라마를 만드시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지난해 '무빙'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했다. '최악의 악', '비질란테', '킬러들의 쇼핑몰'과 '삼식이 삼촌'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선보여왔지만, 흥행 성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도 있었다. 최근 이정재 주연의 스타워즈 시리즈 '애콜라이트'가 흥행 신기록을 새로 썼지만, 국내 제작 작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자아냈다.


'폭군'은 박 감독의 흥행작 '마녀'의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차승원은 "'마녀'가 동쪽이라면 '폭군'은 서쪽이다"며 "반대의 세계관이라 언젠가는 만나게 된다고 간략하게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소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박 감독도 "처음부터 그렇게 준비한 작품"이라며 "그래서 많은 팬이 보시면 유추할 내용이 많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김선호는 "박 감독님의 작품은 항상 목표와 목적이 뚜렷한 작품을 보여주셨다"며 "이번에도 그런 부분들을 따라간다면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연기한 모습과 다른 결의 캐릭터"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귀공자'는 모든 상황을 즐겼다면, 최국장은 심적으로 많이 갈등하고 고민하는 인물"이라며 "보다 초췌하고 어둡다. 하지만 내면 액션은 했지만, 몸은 훨씬 편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차승원은 "각각의 캐릭터들이 정말 치열하게 흘러간다"며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이렇게 과감하게 어떻게 그려낼까' 궁금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고, 김강우도 "폭주 기관처럼 달리는 그 느낌과 긴장감이 좋았다"고 동의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김강우와 김선호는 앞서 '귀공자'로 만난 바 있다. 김강우는 "'귀공자'때 사이가 안좋아서 사이가 좋길 바랐는데, 이번에도 별로 사이는 좋지 않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강 대 강의 관계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박 감독은 "제가 항상 배우들에게 묻어가는 스타일"이라며 "캐릭터 그 자체인 배우들로 부탁을 드렸다. 이미지 플러스, 친분 플러스로 그렇게 캐스팅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연기 폭이 넓은 배우"라며 "어떤 역을 갖다 놓아도 잘 해낼 사람들이라 캐릭터가 잘 나올 거라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차승원은 '폭군 프로그램'에 관련된 걸림돌을 제거하려는 청소부 임상 역을 맡았다. 임상은 현역 시절 명성을 떨친 전설의 요원. 은퇴 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퇴직금으로 운행을 멈춘 기차를 장만했고, 내부를 새롭게 정비하기 위해 타깃을 제거하는 청소부 역할을 자처하며 돈을 모으는 중이다. 평소에는 공손한 말투와 깔끔한 헤어스타일, 영락없는 평범한 공무원처럼 보이지만 업무를 수행할 때는 거대한 산탄총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무자비한 해결사로 돌변한다.


김선호는 '폭군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지켜온 설계자 최국장 역에 발탁됐다. 최국장은 대한민국 국가정보기관 소속, 최연소 국장 자리에 오른 엘리트 요원으로 어떤 위기 상황에도 차분함을 잃지 않고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실력자다. 극비리에 운영해오던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을 모두 폐기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설상가상 배달 사고로 인해 마지막 샘플이 사라진 위기 상황에 이 틈을 타 들이닥치는 외부 세력으로부터 '폭군 프로그램'을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폭군 프로그램'을 폐기하고 샘플을 뺏으려는 추격자 폴은 김강우가 연기한다.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가로채기 위해 한국으로 파견된 미국 정보기관 소속 비밀 요원.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성격으로, 무능한 게 세상에서 제일 싫지만 무능한데 욕심 많은 건 더 참을 수 없다. 그래서 미국 허락 없이 일을 벌이는 한국이 영 못마땅하다. 최국장과 오랜만에 만나 친근하게 안부를 나누지만 웃는 낯 너머로 총칼보다 더 살벌한 신경전을 펼친다.

박 감독은 특히 차승원에 대해 "대역 없이 직접 액션을 했다"며 "대역의 액션을 못마땅해하신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차승원은 "저의 몸짓과 좀 다르더라"며 "그래서 제가 직접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강우는 "'귀공자'와 '폭군' 캐릭터 모두 저와 하나도 안 닮았다"고 거리를 두며 해명하면서 "그래도 이번에 연기한 폴이 조금은 더 닮은 모습이 있다"고 설명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각각의 캐릭터와 함께 휘몰아치는 액션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맨몸 격투, 칼, 총기 액션까지 각 인물의 상황과 능력에 따른 다채로운 액션이 회차별로 다양하게 펼쳐진다. 단정한 스타일, 공손한 말투와 상반되는 살벌함을 장착한 ‘임상’은 근접 거리에서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레밍턴(산탄총)을 주 무기로 깔끔하면서도 화끈한 액션을, 맹수를 연상케 하는 원초적인 성격으로 도구를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자경은 정제되지 않은 거친 액션을 구사한다.


특히 자경 역을 통해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한 신예 조윤수는 간단한 동작으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자세 교정부터 순간적으로 파워풀한 에너지를 내기 위한 체력 훈련, 여러 인물과의 리얼한 액션 합을 위한 반복 협동 훈련 등 고강도 트레이닝 과정을 거쳤다는 후문.

조윤수가 발탁된 자경은 '폭군 프로그램'의 샘플 탈취를 의뢰받은 기술자다. 자경은 이름난 청부업자 아버지 채선생 밑에서 실력 있는 기술자로 자랐다. 특수 금고도 3분이면 열어젖히는 귀신같은 솜씨와 과묵하고 냉철한 성격으로 이 바닥에서 소문이 자자한 인물.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을 뒤로한 채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을 탈취하라는 의뢰받고 늘 그렇듯 깔끔하게 처리하려고 했지만 일이 이렇게 꼬일 줄이야. 샘플을 향해 곳곳에서 몰려드는 세력들에 맞서 광기의 폭주를 시작한다.

조윤수는 자경에 대해 "금고 탈취부터 액션까지 모든 걸 해낼 수 있는 실력자"라고 전해 기대감을 더했다.

박 감독은 "미스터리한 인물이라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선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이길 바랐다"며 "그래서 많은 배우를 만났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제가 이번에도 참 캐스팅을 잘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자경에 대해 "제가 만든 그 어떤 여성 캐릭터보다 주먹을 잘 쓴다"며 "그걸 또 (조윤수가) 잘한다"고 칭찬했다.

조윤수는 "저 역시 '마녀' 시리즈의 팬이었는데, '마녀' 주인공들과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면서도 "연결된 세계관이지만 성격이 다르고, 자경이의 특징이 확실해 그 부분을 새롭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폭군'은 오는 8월 14일 4부작을 동시 공개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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