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바이든도 트럼프도 통합 외치지만…"美, 더 분열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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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모두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미국 사회의 분열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피격됐을 당시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었던 토머스 오닐 주니어 하원의장이 병상으로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쾌유를 기원하는 등 '통합'의 장면을 연출했지만, 2024년 현재 미국은 봉합이 힘들 정도로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된 상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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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대선 유세 중 총격을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모두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미국 사회의 분열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피격됐을 당시 야당인 민주당 소속이었던 토머스 오닐 주니어 하원의장이 병상으로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쾌유를 기원하는 등 '통합'의 장면을 연출했지만, 2024년 현재 미국은 봉합이 힘들 정도로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이 고조된 상태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암살 시도 이후 미국에서 상대 진영을 향한 분노와 의심, 비난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각종 비난을 중단하고, 정치적 폭력에 대한 규탄에 나섰다.
그러나 공화당 측은 곧바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 민주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를 파괴할 독재자로 규정하면서 비난한 것이 암살 시도를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마이크 콜린스 하원의원(조지아)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주장했다.
"트럼프를 과녁에 넣자"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암살 시도를 부채질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은 암살 시도와 관련해 아직 상대에 대해 비판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그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민주당 정권의 피해자라는 점을 적극 부각해왔다.
재임 시절의 탄핵 시도와 퇴임 후 기소와 유죄 평결을 예로 들면서 모두 민주당을 배후로 지목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연방수사국(FBI)이 기밀문건 회수를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사살하기 위해 발포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NYT는 현재 미국이 각종 정치적 폭력으로 신음했던 1968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1968년 미국은 인종 간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 주요 대도시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의 인종 폭동이 발생했다.
또한 흑인 민권운동의 지도자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간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암살자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미국 역사를 전공한 루크 닉터 채프먼대학 교수는 "2024년은 1968년의 혼란상과 너무나도 닮아있지만, 암살과 같은 정치적 폭력 사건이 없다는 점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런 차이점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국의 정치적 폭력 사건이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레이건 전 대통령에게 총을 쏜 이유로 "여배우의 관심을 끌기 위해"라고 답한 존 힝클리를 비롯해 적지 않은 암살범들은 정치와 직접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이유를 범행동기로 들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각종 정치적 폭력 사건이 발생한 동기는 대부분 상대 정파에 대한 적대감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7년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를 향해 총을 쏜 범인은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자였다.
또한 지난 2022년 브렛 캐버너 대법관 자택 주변에서 무장을 한 채 체포된 남성은 낙태 문제 등 현안 때문에 보수적인 연방 대법관을 살해하려 했다고 자백했다.
2021년 1월6일 의회 폭동 사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일으킨 정치적 폭력 사태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침묵하는 다수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런 윈트뮤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대부분의 미국인은 정치적인 폭력에 반대한다"라며 "폭력이 미국 정치의 일부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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