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HD현대-STX重 결합' 조건부 승인…3년간 공급거절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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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공정위는 이번 인수로 HD현대가 한화엔진과 STX엔진 등 경쟁사에 크랭크샤프트를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국산 크랭크샤프트도 있지만 품질, 운송비, 납기 안정성 측면에서 대체가 쉽지 않다"며 "HD현대중공업의 경우에는 크랭크샤프트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한화엔진 입장에서는 KMCS가 유일한 대체 공급자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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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에 공급거절·납기지연 금지…최소물량 보장·가격인상 제한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정부가 HD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STX는 향후 3년간 한화 등 경쟁사에 공급을 거절하면 안 되고 최소물량을 보장해야 한다. 가격 인상 폭 역시 제한되며 납기지연도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의 주식 35.05%(813억 원)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과 주식 취득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8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등은 선박, 선박용 엔진, 엔진용 부품(크랭크샤프트) 등을 만든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제조업, 그 자회사인 KMCS는 크랭크샤프트 제조업을 하고 있다.
크랭크샤프트는 선박용 엔진의 핵심 부품이다. 엔진 내 피스톤의 상하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변환시켜 프로펠러를 동작시키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는 HD현대중공업, KMCS, 두산에너빌리티 등 3사가 크랭크샤프트를 생산한다. HD현대중공업은 자사 엔진에 필요한 크랭크샤프트를 전량 소비하고 있다. KMCS는 STX중공업이 필요한 크랭크샤프트를 전량 공급하고, 일부를 외부 판매하고 있다.
이번 기업결합은 선박-선박용 엔진-엔진 부품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기업집단 HD현대가 선박용 엔진-엔진 부품 사업자 STX중공업과 자회사를 인수하는 결합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이번 인수로 HD현대가 한화엔진과 STX엔진 등 경쟁사에 크랭크샤프트를 공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STX엔진은 과거 STX중공업과 계열 관계였지만, 현재는 별개 회사다.
HD현대가 크랭크샤프트의 공급을 거절하면, 경쟁사들은 두산에너빌리티에서만 제품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포화상태다. 또 크랭크샤프트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전 주기기의 수주 증가로 크랭크샤프트 생산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공정위 측 분석이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중국산 크랭크샤프트도 있지만 품질, 운송비, 납기 안정성 측면에서 대체가 쉽지 않다"며 "HD현대중공업의 경우에는 크랭크샤프트를 외부에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한화엔진 입장에서는 KMCS가 유일한 대체 공급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HD현대가 경쟁 엔진사에 크랭크샤프트 공급 관련 경쟁제한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KMCS에 3년간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KMCS는 경쟁 엔진사가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요청하는 경우 생산능력 범위 내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체결을 거절하면 안 된다.
또 지난해 계약 체결한 크랭크샤프트 공급 물량만큼은 매년 생산능력과 무관하게 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KMCS는 경쟁 엔진사에 공급하는 크랭크샤프트의 가격을 '금속가공제품 생산자물가지수'의 인상률을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경쟁사와 공급 계약한 크랭크샤프트에 대해 정당한 이유 없이 납기를 지연해서도 안 된다.
정 국장은 "시정명령 기간을 몇 년으로 할 것인지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했다"며 "3년 후에는 한화엔진이 크랭크샤프트를 내재화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는 것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랭크샤프트를 2024년에 계약을 하면, 실제 납품은 2025~2026년 정도 된다"며 "시정명령이 끝나는 2026년에 계약을 하면 2027~2028년 물량까지 보장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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