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STX중공업 M&A ‘조건부 승인’
향후 3년간 공급거절·가격인상 금지 등 시정조치
HD현대 “공정위 결정 수용…시너지극대화 노력”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HD한국조선해양(009540)과 STX중공업(071970)의 기업결합(M&A)이 최종 승인됐다.
다만 두 기업간 결합으로 한화엔진 등 경쟁사의 엔진 부품 조달이 어려워져 ‘엔진경쟁’이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향후 3년간 공급거절 금지 등 행태적 조치를 부과했다.
시정조치 내용으로는 향후 3년간 △선박용 엔진 부품(CS·크랭크샤프트)의 공급거절금지 △최소물량보장 △가격인상제한 △납기지연금지 등이다.
이번 기업결합은 선박-선박용 엔진-엔진 부품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기업집단 HD현대가 선박용 엔진-엔진 부품 사업자인 STX중공업과 그 자회사(KMCS)를 인수하는 내용이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제조업을, KMCS는 엔진 부품인 CS를 만든다.
공정위는 엔진 부품 및 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의 경쟁제한 우려에 대해 주목했다. 결합회사가 한화엔진 등 경쟁사에 선박용 엔진의 핵심 부품인 크랭크샤프트를 공급하지 않아 엔진을 생산하지 못할 현실적인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CS는 현재 국내에는 HD현대중공업, KMCS, 두산에너빌리티 3개사가 생산한다. 수요자는 국내 선박용 엔진사로는 HD현대중공업, 한화엔진, STX중공업, STX엔진 4개사가 있는데 이중 HD현대중공업과 STX중공업은 크랭크샤프트 전량을 직접 또는 자회사(KMCS)에서 생산하고 있고, 한화엔진은 두산에너빌리티(80%) 및 KMCS(20%), STX엔진은 KMCS(100%)로부터 구입하는 구조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KMCS가 한화엔진에 CS공급을 거절해 한화엔진이 엔진을 생산하지 못하면 결합회사의 엔진 판매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CS공급을 거절할 경제적 유인이 발생한다”며 “KMCS가 한화엔진에 CS공급을 거절하거나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한화엔진은 대체 공급선을 찾기 어려워 엔진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인상된 가격을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경쟁제한 우려에 ‘경쟁 엔진사가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요청하는 경우, 생산능력 범위 내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체결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정조치를 이행토록 조치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선박용 엔진의 가격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정 국장은 “선박용 엔진 시장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엔진이 경쟁하고 있고, 선주 및 조선사가 엔진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거래구조 등을 고려할 때, 결합회사가 선주들을 대상으로 엔진 가격을 인상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선주, 조선사, 엔진 제조사, 크랭크샤프트 제조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전원회의 출석을 통한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는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실히 검토했다.
정 국장은 “이번 기업결합심사는 ‘친환경 엔진 투자 등을 통한 전 세계 엔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결합회사의 목적은 유지하되 경쟁 엔진사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 및 관련 중간재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이번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하며 기업결합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해 증가하는 친환경 엔진 수요에 대응하고 그룹 내 조선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STX중공업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했다.
강신우 (yesw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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