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때 메시의 세례 받은 야말, 17년 후 유로 2024의 주인공으로[유로2024]
유로 2024는 스페인이 다시 한 번 유럽 축구의 ‘맹주’로 올라선 것을 상징하는 대회가 됐다. 그리고 또 하나,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의 화려한 등장을 알린 계기 또한 됐다.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유로 2012 이후 12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스페인은 독일(3회)을 따돌리고 4회 우승으로 유로 최다 우승국 반열에 올랐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7전 전승으로 ‘무적 함대’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완벽한 축구를 선보였던 스페인에서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가 차지했다. 하지만 대회 내내 가장 주목받았던 선수를 꼽으라면 첫 손에 야말이 꼽힌다.
모로코인 아버지, 그리고 적도기니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야말은 어릴 적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하지만 야말은 어린 시절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바르셀로나에 입단해 리오넬 메시 이후 최고 재능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 나선 야말은 대회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만 17세가 채 되지 않은 어린 선수였다. 현지 시간으로 유로 결승전이 열리기 전날이었던 13일에야 만 17세가 됐다.
바르셀로나에서 지난해 최연소 데뷔(15세290일) 기록을 세우고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최연소 A매치 출전과 득점(16세57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이름을 알린 야말은 이번 유로를 통해 스페인 축구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존재감을 굳혔다. 야말은 아직 만 17세가 되지 않은 지난달 16일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만 16세338일로 출전해 카츠페르 코즈워프스키(폴란드)가 유로 2020에서 세운 17세246일을 앞당긴 대회 최연소 출전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 경기에서 야말은 스페인의 3-0 승리에 쐐기를 박는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의 골을 어시스트해 유로 최연소 공격 포인트 기록까지 새로 썼다.
스페인의 상승세와 함께 야말의 활약이 이어지자 17년 전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메시가 지역 신문과 유니세프의 연례 자선 행사에 참여해 아기였던 야말을 목욕시키는 사진이 공개되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후 야말은 지난 10일 프랑스와의 4강전에서는 1-1 동점을 만드는 골로 유로 최연소 득점 기록(16세362일)까지 경신하며 스페인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17세 생일 다음 날 열린 결승전에서도 기록을 세웠다. 야말은 2016년 대회 때 포르투갈의 헤나투 산체스(AS로마)의 18세327일을 크게 앞당긴 유로 결승전 최연소 출전 신기록을 세웠다. 월드컵을 포함해도 역대 최연소 결승 출전 기록이다. 월드컵에선 1958년 ‘축구 황제’ 펠레의 17세249일이 결승 최연소 출전 기록으로 남아 있다.
야말은 후반 2분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해 대회 4번째 도움을 작성, 도움왕까지 올랐다. 1골·4도움으로 총 5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야말은 이번 유로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런 야말에게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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