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영 왕세자빈 윔블던 대회 시상···왕실 인기 회복할까
건강 문제로 외부 활동을 최소화했던 영국 왕족이 시민들이 다수 모이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은 14일(현지시간)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결승전에 나와 우승자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에게 직접 시상했다.
시상식 전 남자 단식 결승전을 관람하기 위해 미들턴 왕세자빈이 왕족 전용 관람 자리인 로열박스에 들어서자 전 관중은 기립 박수를 쳤다. 왕세자빈도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딸 샬럿 공주(9)도 그와 함께 자리했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았고 3월 영상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발표했다. 투병 시기와 발병 부위는 밝히지 않았다.
이후 미들턴 왕세자빈은 대외 업무에는 일절 나서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15일 찰스 3세 국왕의 공식 생일 행사인 군기분열식에 참석해 반년 만에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877년 시작된 윔블던은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US 오픈과 함께 전 세계 4대 테니스 대회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2016년 시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올잉글랜드클럽 공식 후원 역할을 물려받아 해마다 윔블던 대회 남성·여성 단식 우승자에게 직접 시상해 왔다. 다만 그는 전날 치러진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는 가지 않았다.
같은 날 찰스 3세 국왕(76)도 장거리 순방 계획을 발표했다.
버킹엄궁은 찰스 3세 국왕이 오는 10월 커밀라 왕비(77)와 함께 사모아에서 열리는 영연방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호주에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찰스 3세 국왕의 건강과 암 치료 이후의 체력을 시험하는 공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찰스 3세 국왕은 당초 뉴질랜드도 방문하려 했으나 주치의들이 장기 원정이 위험하다는 소견을 내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찰스 3세 국왕 역시 암 투병 중이다. 그는 지난 2월부터 공개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가 지난달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100주년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영국 왕족은 자선, 외교 등 행사에 참여하며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하지만 2021년과 2022년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별세한 데 이어 미들턴 왕세자빈과 찰스 3세 국왕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왕족의 행사 참석 빈도가 줄어들었다. AP통신 등은 왕실의 역할이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들턴 왕세자빈과 찰스 국왕의 병세가 다 나은 것은 아니라서 외부 활동은 이전보다 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들턴 왕세자빈은 지난달 군기분열식에서 “좋은 진전”을 보이지만 “아직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article/202403241628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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