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아이? 외로운 늑대?...총격 동기 오리무중

2024. 7. 15. 11: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중산층...가족들 정치 성향 혼재
“친절하고 똑똑” vs “외톨이” 평가 엇갈려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성조기와 함께 “트럼프가 이겼다”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AP]
13일(현지시간) 선거 유세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쏜 용의자로 지목된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의 운전면허증 사진 [AFP]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총격한 토머스 매슈 크룩스(20·사망)는 평범한 중산층 출신으로 알려졌다. 평범한 학생이었다는 주장도 있지만 왕따를 당한 외톨이었다는 엇갈린 진술도 나오는 가운데 총격범이 사망하면서 암살 시도의 범행 동기는 미궁에 빠졌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전날 선거 유세 중이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총을 쏜 용의자로 크룩스를 지목하고 공범 여부와 범행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크룩스는 총격이 발생한 버틀러 유세장에서 차량으로 1시간 가량 떨어진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베설 파크 지역에서 가족과 함께 산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크룩스 자택 진입로 주변을 통제하고 이번 사건과 관련된 증거물 확보에 나섰다.

크룩스 자택이 위치한 앨러게니 카운티 의회의 댄 그르즈벡 의원은 NYT에 “(총격범은) 공화당원으로 등록돼 있었고, 그의 어머니는 민주당원이었으며 아버지는 자유주의 성향이었다”면서 “우리 지역에서는 전형적인, 정치 성향이 혼재된 가정”이라고 말했다. 부모는 모두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로 알려졌다.

크룩스는 17세 때인 2021년 1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선서 날에는 민주당 기부 플랫폼인 ‘액트 블루’(ActBlue)를 통해 15달러(약 2만원)를 기부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당국은 그에게 범죄 이력이나 군 복무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가 어떤 위협을 가하거나 정신질환을 앓은 전력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 남서부 지역 언론인 트리뷴리뷰는 크룩스가 2022년 베설 파크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졸업식에 참석했다는 그르즈벡 의원은 크룩스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그를 안다는 사람들과 이야기한 결과 크룩스는 차분하고 (성적은) 평균 이상이었다고 한다”고 트리뷴리뷰에 말했다.

크룩스는 특히 수학을 잘 하는 학생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당시 비영리 단체인 ‘전국 수학 및 과학 이니셔티브(National Math and Science Initiative)’에서 장학금 500달러를 받기도 했다. 크룩스는 집에서 차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배설 파크 전문 요양 및 재활 센터에서 주방 보조원으로 일한 기록도 있다. 센터 관계자는 “크룩스는 걱정 없이 자신의 일을 수행했으며 신원 조회도 깨끗했다”고 밝혔다.

동창들 사이에선 크룩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선 그가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회상한 반면, 다른 동창생들은 그가 외톨이였다고 주장했다.

WP는 고등학교 동창들이 크룩스를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똑똑하다”고 묘사했다고 전했다. 사라 디안젤로는 “크룩스는 조용한 아이였다”며 “그는 매일 아침 7시 30분 전 제 시간에 도착해 20분 동안 숙제를 마치거나 컴퓨터로 비디오 게임을 하며 보냈다. 그는 대화하는 누구에게나 친절했다”고 WP에 밝혔다. 또 다른 동급생 제임슨 마이어스는 CBS 인터뷰에서 “크룩스는 누구에게도 나쁜 말을 한 적이 없는 좋은 아이였다”면서 “난 그가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제이슨 콜러는 KDKA 인터뷰에서 크룩스가 외모 때문에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했고, 군복이나 사냥복을 입은 채 교실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인구 3만3000여 명의 조용한 교외 도시인 베설 파크의 주민들은 이번 사건으로 충격에 잠겼다.

매틱 가족은 트리뷴리뷰에 오전 7시에 집 밖에 경찰이 깔린 걸 확인했다며 “베설파크와 관련돼 있을 줄은 예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마을 주민 짐 자워스키(70)는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이웃들이 서로 인사를 건네지만, 특별히 서로 친밀감을 드러내는 지역은 아니다”라며 “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용의자) 가족들도 완전히 망연자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룩스의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은 가운데, 당국은 모든 잠재적 증거를 찾고 있다. 그의 전화는 FBI 연구소의 기술 전문가들에게 보내졌고, 차량은 추가 조사를 위해 견인됐다. 아울러 온라인 활동도 면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