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장관들, ‘극우’ 오르반 외교 노선에 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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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이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 순회 의장국을 맡은 헝가리의 외교 노선에 반발하며 다음달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외교 회의에 불참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폴리티코는 "부다페스트 외교정상회의는 오르반 총리가 유럽연합 내 외교 정책 의제를 제시하고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장관이 이목을 끌 만한 자리"라며 "오르반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칭' 평화 방문한 뒤 많은 외교장관들이 오르반 총리의 또 다른 '선전 쇼'에 이용당할 것을 피할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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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이 올해 하반기 유럽연합 순회 의장국을 맡은 헝가리의 외교 노선에 반발하며 다음달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외교 회의에 불참하려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유럽연합 내부에서는 대표적인 친러시아, 친중국 성향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유럽연합 내 ‘대표성’을 이용해 러시아·중국 등을 오가며 중재자를 자처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 외교장관들이 다음달 28~29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외교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대신,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주최하는 “공식” 외교 이사회에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익명을 요청한 3명의 유럽연합 외교관 발언을 인용해 폴리티코 유럽판이 15일 보도했다.
이런 결정은 오르반 총리의 외교 행보에 대해 유럽연합 내부에서 강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 뒤 가시화된 것이다. 폴리티코는 “부다페스트 외교정상회의는 오르반 총리가 유럽연합 내 외교 정책 의제를 제시하고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교장관이 이목을 끌 만한 자리”라며 “오르반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칭’ 평화 방문한 뒤 많은 외교장관들이 오르반 총리의 또 다른 ‘선전 쇼’에 이용당할 것을 피할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한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고위대표가 같은 날 공식 외교 이사회를 조직하면 장관들은 부다페스트에 갈 수 없다”고 말했고, 또 다른 외교관은 부다페스트 회의를 ‘보이콧’해 “(외교장관들이) 헝가리가 유럽연합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유럽연합 의장국은 27개 회원국이 6개월씩 돌아가며 맡는다. 오르반 총리는 이달 초 순회의장국 대표 명함을 받은 뒤 가장 먼저 우크라이나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했고, 이어 러시아와 중국을 잇따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시진핑 국가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런 행보는 다른 회원국들과 전혀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유럽연합 내부 반발이 이어졌다. 반이민, 인종차별적 행보로 ‘극우’ 꼬리표가 붙은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유럽연합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반대표를 던졌다가 막판 철회한 전력도 있었다. 지난 10일 유럽연합 상주대표회의 때 오르반 총리의 잦은 순방 문제가 안건에 올랐고, 유럽연합 국가 정상들이 ‘공인되지 않은’ 외교 순방을 멈추라는 내용의 편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가 이어졌다.
회원국들은 오르반 총리의 행보가 대외적으로 유럽연합 전체의 입장으로 잘못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 그가 세계 무대에서 순회 의장국 지위를 이용해 자신을 과시하는 것을 막아서고 싶어한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지난 9일 산업 정책을 주제로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헝가리 주최 첫 회의에도 산업장관 7명만 참석해 반쪽짜리로 열렸다.
폴리티코는 ‘부다페스트 회의 보이콧’ 계획에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연합 주요 국가들이 이미 비공식적 논의를 마쳤으며, 보렐 고위대표가 이런 계획을 오는 17일께 유럽연합 상임대표들에게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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