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대견하고 고맙고 미안하다"…'ERA 2.76' 핵심 불펜 좌완 향한 '국민타자'의 진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너무 대견하고 고맙고 미안하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불펜 투수 이병헌에게 한 이야기다. 서울고를 졸업한 이병헌은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다. 2022시즌 9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한 그는 2023시즌 36경기에 나와 5홀드 27이닝 23사사구 28탈삼진 평균자책점 4.67을 마크했다.
올 시즌 이병헌은 두산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고 있다. 후반기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지금 48차례 마운드에 올라와 5승 9홀드 42⅓이닝 23사사구 34탈삼진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 중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까지 1개를 남겨둔 상황이다.
이병헌은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1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어 12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등판해 1⅔이닝 동안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고 한 개의 1탈삼진을 솎아냈다.
이병헌은 13일 삼성전 때 다시 한번 마운드에 올랐다. 3연투였다. 두산이 5-4로 앞선 6회초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구자욱을 2루수 땅볼로 잡으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7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이병헌은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이성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영웅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삼자범퇴로 마무리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승엽 감독은 이병헌에게 고마운 감정과 미안한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지난 14일 삼성전을 앞두고 사령탑은 "너무 대견하고 고맙고 미안하다. 3연투는 되도록이면 시키지 않으려고 했다. 점수 차가 조금 있었으면 아웃카운트를 잡고 그다음 이닝에는 바꿔줬어야 했는데, 제가 사실 (김)택연이도 무리를 했고 (최)지강이도 무리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병헌이가 한 이닝 더 막아준 것이 팀에 아주 좋은 영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병헌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8회 최지강, 9회 김택연이 차례대로 올라와 리드를 지키며 웃었다. 사령탑은 "병헌이가 우리 팀을 위해서 희생을 했다고 봐야 한다. 어제(13일) 경기는 이병헌이 경기를 이끌었다고 봐야 한다. 굉장히 미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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