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동재기나루[이기봉의 우리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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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는 강의 이쪽과 저쪽을 건너 오가려는 사람들을 태워 나르던 나루가 수없이 많았다.
옛날에 있었던 모든 나루를 알 수는 없지만, 서울부터 충주까지 한강과 남한강을 따라 옛날의 나루터를 답사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는 조밀한 지역은 몇 ㎞ 간격마다 하나씩 있었다.
국립서울현충원의 정문 부근에 있었던 '동재기나루'다.
이 길이 서울과 만나는 한강의 나루가 바로 동재기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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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는 강의 이쪽과 저쪽을 건너 오가려는 사람들을 태워 나르던 나루가 수없이 많았다. 옛날에 있었던 모든 나루를 알 수는 없지만, 서울부터 충주까지 한강과 남한강을 따라 옛날의 나루터를 답사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는 조밀한 지역은 몇 ㎞ 간격마다 하나씩 있었다. 그만큼 나루가 많았다는 의미인데, 오늘은 이런 뜬금없는 질문으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조선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강을 건너다닌 나루는 어디였을까?”
나루를 이용하던 사람들의 통계가 작성되었을 리 없고, 있었더라도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없다. 그러니 앞의 질문은 하나 마나 한 질문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정답을 알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의 정문 부근에 있었던 ‘동재기나루’다. 동재기나루의 동재기를 한자 銅(구리 동)과 雀(참새 작)의 소리를 빌려 銅雀으로 표기했다가 지금은 그 소리인 동작으로 부르고 있다. 동작동, 동작구, 동작대교 등의 이름이 다 여기에서 비롯됐다. ‘대동여지도’에는 銅 대신 洞(골 동)으로 바꾸어 洞雀으로 쓰기도 했다.
동재기나루가 조선에서 가장 붐빈 나루였음을 알려주는 자료는 정리표(程里表)란 고문헌인데, 도리표(道里表)라 부르기도 했다. 전국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오가던 도시는 당연히 수도 서울(京)이었고, 정리표는 수도 서울로부터 전국 팔도의 모든 고을과 병영·수영 등의 주요 군사기지를 연결한 도로 정보를 정리해 놓은, 쉽게 말해 전국 도로 안내책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9개의 대로로 나누었고, 그중 서울에서 남쪽으로 해남을 거쳐 제주를 오가던 길에는 전라도 56개 전체, 충청도 54개 중 44개, 경상도 서남부 9개, 경기도 서남부 4개 등 총 113개의 고을이 연결되어 있다. 이는 전국의 고을 수(335개)의 3분의 1이 넘으며, 전국에서 가장 비옥하고 넓은 평야를 가진 지역이기도 하다. 이 길이 서울과 만나는 한강의 나루가 바로 동재기나루다. 더는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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