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재명계의 언론 공격 재료 된 트럼프 피습 사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에선 연일 혐오 정치의 폐해를 지적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지난 1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대표 후보 사례와 비교하며 이 후보 닥터헬기 이송 논란을 제기한 언론을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며 “어떤 명분과 이유로도 이러한 테러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가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때의 끔찍했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은 지난 1월 이 후보가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쓰러진 이후 서울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일었던 ‘닥터헬기 특혜 논란’을 언급하며 언론을 공격했다. 최민희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언론은 트럼프 헬기를 문제 삼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표를 닥터헬기로 그토록 흔들던 우리 언론과 너무 많이 대비된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강선우 의원은 “‘트럼프 암살 미수’ 기사를 찾아보면서 문득 마음 한쪽이 쓸쓸했다”며 “과연 ‘트럼프’와 ‘이재명’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라고 밝혔다.
전날 최고위원 후보 예비경선을 통과한 전현희 의원도 “제1야당 ‘대표’ 이재명의 살인미수, 중상해 테러에 대한 닥터헬기는 특혜라며 집중포화 공세를 퍼붓고 대서특필하며 정쟁을 일삼더니 미국 유력 대선 후보 트럼프 피격 현장 닥터헬기에 대해선 정부·여당과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닥터헬기에 그토록 호들갑을 떨며 비난에 열중했던 그 후안무치와 내로남불, 이중잣대가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최택용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후보는 “트럼프 닥터헬기를 보도하지도 못하는 한국 언론을 조소한다”며 “한국 언론은 저널리즘을 버리고 정보유통회사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 대표 이재명이 칼에 찔려서 닥터헬기 탄 것을 그토록 비난하고 도륙한 자신들의 보도가 부끄러워질까 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닥터헬기 이용을) 보도하지 않는다”며 “기레기(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비속어)는 눈을 감고 사주의 가슴에!”라고 SNS에 적었다.
이 후보는 당시 피습으로 내경정맥이 손상됐다. 의료계 일각에선 응급 상황이었다면 닥터헬기 이송 대신 곧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지역 병원을 택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비응급 환자를 닥터헬기로 이송하는 건 특혜라는 논리였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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